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020년에도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한다.
이 총재는 31일 발표한 2020년 신년사를 통해 “2020년 국내 경제의 성장세가 잠재성장률 수준을 밑돌고 수요 측면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약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완화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완화 정도는 대외 리스크 요인과 국내 거시경제흐름 및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제흐름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예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경제상황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 나가야 한다”며 “경제 분석이나 전망 과정에서 경제주체들의 행태, 주요 경제변수의 관계가 과거와 크게 달라졌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과 다른 경제주체의 소통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저금리·저물가 상황에서는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이라는 두 목표의 상충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며 “한국은행의 정책결정을 경제주체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판단의 근거를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을 밑돌고 있는 만큼 물가상황을 면밀히 분석 및 점검하고 이를 국민에게 소상히 설명하겠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금융안정을 강조하며 “저금리에 따른 수익 추구 행위가 부동산이나 위험자산으로의 자금 쏠림으로 이어져 금융 불균형을 심화시킬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해 우리나라가 가장 주력해야 할 과제는 단기적으로 성장세 회복을 도모하면서도 혁신성장동력을 확충해 나가는 것이라고 봤다.
그는 “인구구조 변화, 4차산업혁명 진전을 고려할 때 양적 투입 확대와 같은 종래의 방식으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어려워졌다”며 “민간이 창의적 혁신역량을 발휘해 투자 확대, 양질의 일자리 창출, 효율 증진을 도모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유연성과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총재는 경제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는 중앙은행을 향한 국민의 관심과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며 “정책환경의 변화에 철저히 준비하고 올바로 대응해야만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