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부산시장이 부산시 요직에 외부인사를 계속 영입하고 있다.

중앙부처 공무원 출신을 부시장에 임명하고 고위직을 개방형으로 공모하는 비중도 크게 늘리고 있는데 부산시 내부에서 불만도 적지 않다.
 
오거돈 부산시 외부출신 영입 계속, 내부에서 "못 믿는 거냐" 불만도

오거돈 부산시장.


19일 부산시에 따르면 20일 실시할 예정된 인사에 신임 경제부시장과 정책수석 모두 40대 중앙부처 출신의 외부인사가 내정됐다. 

오 시장은 중앙부처 출신 외부인사를 부산시에 영입해 행정의 전문성을 높이고 중앙부처와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 시장은 전날 부산시청 내부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부시장 두 분이 중앙부처에서 왔고 기획관리실장도 행정안전부에서 내려올 가능성이 있다”며 “아직은 중앙정부나 정치권과의 협조가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이에 적합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풀어야하는 과제와 조건을 반영할 수밖에 없는 게 인사"라며 "중앙부처 출신 인사의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여러분의 것으로 만들고 충분히 활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경제부시장에는 박성훈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이 선임된다.  

박 전문위원은 대통령실 기획비서관실 행정관(2011∼2012년),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과 세제실(2013∼2014년), 대통령 경제금융비서관실(2015년)에서 일했다. 

올해 3월부터 기획재정부 국장 신분을 유지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수석전문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정책수석에는 장형철 시민행복소통본부장이 내정됐다. 참여정부 청와대 행정관 등을 거쳐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실 행정관을 역임한 외부인사로 지난해 9월부터 부산시에서 시민행복소통본부장으로 일했다. 

이에 더해 기획조정실장도 중앙과의 인사교류 원칙에 따라 행정안전부 공무원이 후임으로 올 가능성이 높다. 

현재 서열 2위로 꼽히는 변성완 행정부시장도 서울에서 공직생활을 오래했다.

변 부시장은 행정자치부 정책평가담당관 등을 거쳐 2014년 부산시 기획관리실장을 맡았다가 2017년 다시 행정안전부로 돌아가 최근까지 청와대 대변인으로 근무했다.

오 시장은 부시장 등 고위직에 중앙부처 출신을 앉히는 데 더해 고위직 공무원 4명도 개방형으로 공모하기로 했다. 

그동안 공무원으로 임명해온 여성가족국장(3급), 인재개발원장(3급), 낙동강하구에코센터장(4급) 등 3자리를 개방직으로 공모한다. 또 내년 상반기에는 물정책국장(3급)도 개방직으로 공모해 임용할 계획을 세웠다. 

이렇게 개방형 직위로 임용하면 4급(서기관) 이상 고위직의 개방형 임용은 15명이었는데 4명이 더해져 법정 한도비율 19명(10%)을 모두 채우게 되는 것이다.

오 시장이 부산시에 외부인사를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있는 것은 부산시장에 취임할 당시부터 구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이 취임하기 전에는 부산시에서는 감사관을 비롯한 17개가 개방형 직위였으나 시민소통관과 시립박물관장 등 7개 자리만 개방형으로 임용했다. 

이와 관련해 오거돈 당시 부산시장 당선인은 부산시에 개방직위인 감사관에 공무원이 임명된 것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 뒤 오 시장이 꾸려 온 민선7기 정무라인에는 중앙부처 출신의 인물들이 자리에 앉았으며 감사관을 비롯한 직위 대부분이 개방형으로 임용됐다.  

오 시장의 이런 인사기조에 부산시 내부에서는 시청 공무원을 믿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서열 1~3위 최고위층이 모두 중앙부처 공무원 출신으로 채워져 지역에서 오래 근무한 공무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며 “오 시장이 부산시청 공무원을 믿지 못하고 부산시에 사람이 그렇게 없나”라고 말했다.  

오 시장도 이런 내부 불만을 의식해 부산시청 내부 게시판에 “내가 시청 공무원을 믿지 못한다거나 가볍게 본다는 지적은 참으로 억울하다”며 “다른 비판은 받아들이겠지만 외부에서 공무원의 마음이 떠나고 있다고 지적하는 것이나 내부에서도 느껴지는 서운함은 가장 아픈 상처다. 내 마음만은 믿어달라”고 글을 올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