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새 아반떼로 쏘나타와 그랜저의 흥행을 이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야심차게 내놓은 새 아반떼가 디자인 논란에 휩싸이며 판매실적이 기대에 못미쳤는데 완전변경모델을 서둘러 투입해 판매 반등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디자인 확 바꾼 새 아반떼로 쏘나타 그랜저 세단흥행 이어갈까

▲ 현대차의 아반떼.


1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르면 2020년 2월 아반떼의 완전변경(풀체인지)모델을 내놓는다. 2015년 이후 5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7세대 모델이다. 

소비자들의 시선은 새 아반떼 디자인에 몰리고 있다.

기존 아반떼 디자인을 두고 혹평이 적지 않았던 만큼 현대차가 완전변경을 거치며 디자인에 크게 손을 댈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가 예상보다 아반떼 완전변경모델을 빨리 내놓는 점도 아반떼 디자인이 크게 바뀔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싣는다. 

현대차 역시 디자인부문의 미흡함을 인지하고 아반떼 판매 반등을 위해 변화를 서두를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대개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모델을 내놓고 2년 뒤 완전변경모델을 출시해 왔다. 하지만 아반떼의 완전변경모델은 1년 5개월 만에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아반떼 부분변경모델은 2018년 9월 출시됐다. 

아반떼는 올해 1~11월 모두 5만8451대 팔렸다. 2018년 같은 기간보다 22.9% 줄어든 수치다.

현대차는 디자인에서 파격적 변화를 준 덕분에 쏘나타와 그랜저가 소비자의 호응을 얻고 있는 만큼 아반떼에도 이에 못지않은 변화를 줄 수 있다. 

위장막을 씌운 테스트용 차량을 봤다는 게시글이 자동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종종 올라오지만 헤드램프나 그릴 등 디자인의 구체적 내용은 확인되지 않는다.

업계는 새 아반떼에도 현대차의 새 디자인 철학인 ‘센슈어스 스포트니스’가 적용될 것으로 바라본다. 

기존 아반떼가 차량 곳곳에 삼각형 모양의 디자인을 과도하게 적용했다는 이유로 ‘삼각떼(삼각형과 아반떼를 더한 말)’라는 놀림을 받은 만큼 특히 자동차의 ‘얼굴’인 전면부 디자인에 새 디자인 요소를 적용할 공산이 크다.

예를 들어 그랜저처럼 전면부 그릴에 기하학 형태의 패턴을 도입하고 그릴과 헤드램프를 쭉 이은 모양의 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센슈어스 스포트니스는 현대차가 2018년 3월 제네바모터쇼에서 콘셉트카 ‘르필루즈’를 통해 공개한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으로 비율과 구조, 스타일링(선, 면, 색상, 재질), 기술 등 4가지 요소의 조화를 디자인의 중심으로 삼는다.

현대차는 쏘나타와 그랜저에 새 디자인 철학을 적용하면서 디자인 측면에서 ‘젊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디자인 승부수만으로는 새 아반떼를 흥행반열에 올리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애초 아반떼의 판매가 줄어든 게 자동차 구매 트렌드와 관련된 만큼 아반떼는 쏘나타, 그랜저와 다른 상황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아반떼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앞세워 ‘생애 첫 차’의 지위를 누려왔는데 소형SUV들이 줄줄이 등장하면서 이들에게 설 자리를 뺏겼다. 게다가 세단을 구매하던 소비자들이 안전사양과 첨단사양이 높은 차들에 주목하면서 아반떼 대신 쏘나타나 그랜저를 선택하는 일도 많아졌다. 

아반떼는 2016년까지만 해도 세단 베스트셀링 모델 1위 자리를 두고 기아자동차의 K3와 다툴 정도로 인기가 높았는데 2017년 뒤로는 그랜저가 아반떼보다 높은 판매실적을 내고 있다.

아반떼는 2013~2016년 줄곧 10만 대 넘게 팔리다가 2017년 8만3861대, 2018년 7만5831대 팔리는 데 그쳤다.

반면 그랜저는 2017년과 2018년 10만 대 넘게 팔린 데 이어 올해에도 판매량이 10만 대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