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채권단이 진행하는 금호산업 가격협상에 참가하지 않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채권단 가운데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가격협상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빗나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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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금호산업 지분율은 8.5%, 의결권은 14.7%로 전체 채권단 가운데 가장 많다.
금호산업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박삼구 회장 측 실무자는 31일 금호산업 매각가격에 대한 가격협상을 진행했다.
협상에 앞서 산업은행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참석을 요청했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협상자리에 나타나지 않았다.
첫 번째 가격협상은 30일 진행됐는데 이 때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아예 가격협상에서 빠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협상 불참은 최근까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보였던 태도와 상반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그동안 손해를 보는 금액에 금호산업을 넘길 수 없다며 금호산업 매각가격으로 1조 원 이상은 받아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의견을 굽히지 않으면서 다른 채권단도 의결권이 높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뜻을 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불참하면서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다.
먼저 금호산업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논란이 일면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부담을 느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금호산업 매각가격이 처음 알려진 23일부터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호남지역 경제계와 언론에게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이들은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을 되찾지 못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공중분해돼 호남지역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최대주주인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호남 출신이자 박삼구 회장의 광주제일고 동문이라는 점에서 더욱 호남지역 경제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박삼구 회장도 최근 “미래에셋이 너무한 것 아니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처음부터 제3자 매각을 염두에 뒀다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못할 경우 제3자에게 팔면 된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진행된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에 CJ대한통운과 신세계 이마트, 현대백화점 등 대형 유통회사들이 대거 뛰어든 만큼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 매각도 흥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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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자가 결정되면 실탄을 준비한 나머지 회사들이 금호산업을 노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유통회사들은 금호산업 인수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지난해부터 금호산업을 인수하면 가장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곳으로 지목됐다. 항공업이 관광이나 백화점, 호텔, 면세점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유통회사 가운데 일부는 최근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떨어져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이 시급한 상황에 처해 있다.
채권단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불만을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금호산업의 최대주주인만큼 참석하지 않는 행동은 무책임하다는 것이다.
채권단은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에게 가격협상에 참석해 최대주주의 의무를 다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