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중국사업이 부메랑으로 돌아올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신동빈 회장에게 등을 돌린 계기가 중국사업의 실상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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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
그러나 이원준 롯데쇼핑 사장을 비롯해 롯데그룹은 이런 주장을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30일 일본 니혼게자이신문 인터뷰에서 “신동빈이 중국사업 등 한국롯데 실적을 아버지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아 7월18일 해임할 것을 지시했는데도 그만두지 않았다”며 “아버지가 무시당한 것에 분노해 ‘내가 직접 언도한다’며 일본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 7월 초 신 회장을 불러 중국사업의 손실을 왜 보고하지 않았냐고 따져 물으며 중국사업 실적을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 신동빈 측 “중국사업, 신 총괄회장이 지시한 대로 진행”
그러나 신동빈 회장 측은 이런 주장이 거짓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신 총괄회장에게 중국사업 현황을 보고했으며 중국사업에서 1조 원의 손실을 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롯데그룹은 “중국사업의 보고누락과 거짓보고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일부사업이 투자초기여서 아직 손익분기점을 못 넘고 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롯데그룹은 "중국사업 투자는 5~6년 전부터 시작됐는데 시작단계부터 신격호 총괄회장의 보고와 지시에 따라 투자방향과 규모가 결정돼 추진됐다“고 주장했다.
이원준 롯데백화점 사장도 31일 기자들을 만나 직접 해명에 나섰다. 이 사장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그룹 전체 중국 누계적자는 3200억 원"이라면서 "1조 원 적자가 났다고 하는데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중국사업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누계매출이 14조 원이고 3200억 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내년이 되면 4조5천억 원 매출에 900억 원의 흑자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지난 7일 강희태 롯데백화점 부사장과 함께 롯데호텔에 있는 신격호 총괄회장을 찾아가 보고를 했으며 그 자리에 신동빈 회장도 배석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강 부사장은 백화점에서 상품본부장을 오래 한 전문가로 중국 백화점사업이 현재 이익 측면에서 볼 때 조금 마이너스이지만 점차 신장하고 있다고 보고드렸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신 총괄회장이 보고를 받고서 왜 더 진출을 하지 않느냐고 하셔서 우선 5개 점포를 안정화하고 나서 더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고 "신 총괄회장이 중국사업의 적자현황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사장은 중국에서 백화점사업은 통상 7년이 지나야 이익을 낼 수 있다며 실적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중국 롯데백화점의 5개 점포는 매출이 연간 30%씩 신장하고 있으며 내년 매출이 6천억 원에 이르고, 2018년 매출 8800억 원에 20억 원의 이익이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롯데 중국사업은 어떠한가
롯데그룹은 1994년 롯데제과를 앞세워 중국에 처음 진출했다. 그 뒤 식품, 유통, 석유화학, 관광 등으로 중국 사업을 넓혀갔다. 현재 10여 개의 계열사가 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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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원준 롯데쇼핑 사장. |
롯데그룹은 백화점, 마트, 슈퍼, 홈쇼핑 등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유통채널을 확보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중국에서 베이징점, 톈진점, 웨이하이점, 청둥환구센터점, 선양점 등 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해외에서 올해 1분기 매출 320억 원, 영업손실 25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47.7%, 영업손실은 20% 가량 늘어난 것이다.
롯데마트도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중국에서 매출 1조3460억 원, 영업손실 1410억 원을 냈다.
롯데마트는 올해 1분기에도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 총매출 6450억 원, 영업손실 230억 원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0.9%, 영업손실은 30%씩 줄어든 것이다.
롯데마트의 해외사업 부진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매출성장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부진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롯데마트는 중국에서 점포를 늘리기보다 수익이 잘 나지 않는 점포를 정리하며 점포 효율화 작업을 전개하고 있다. 롯데마트 중국사업은 전체 해외매출의 절반을 차지한다.
롯데홈쇼핑도 2010년부터 중국에서 방송을 시작했으나 2012년부터 2년째 실적이 줄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중국에서 지난해 매출 500억 원, 영업손실 57억 원을 냈다. 지난해 매출은 2012년에 비해 40.7% 감소했다.
롯데칠성음료의 중국 3개 자회사는 올해 1분기 10억 원 정도 손실을 냈다. 롯데리아와 롯데제과도 지난해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