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이 5년 만에 떨어지면서 ‘금테크’ 열풍이 불고 있다.

금값이 앞으로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면서 저금리시대 투자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금 가격이 미국의 금리인상 이후 더욱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 금값 5년만에 최저, '금테크' 열풍 괜찮을까  
▲ 서울 중구 한국금래소에서 직원이 금을 들어보이고 있다.
27일 온리인쇼핑사이트 G마켓에 따르면 6월24일부터 7월23일까지 순금제품 골드바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배 늘었다. 14k와 18k 금팔찌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배를 웃돌았다.

옥션에서도 마찬가지다. 순금 팔찌와 체인 제품 등 순금 액세서리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배 급증했다.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 지난 20일 거래량이 27.8kg을 기록하며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 펀드도 1개월 사이에 70억 원이 몰렸다. 귀금속업체들의 1일 평균 판매량도 30kg에서 70kg로 늘고 있다.

국제 금값이 떨어지자 저가매수를 통해 안전한 투자처를 마련하려는 투자자들의 문의전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금값은 2010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제 금값은 24일 뉴욕상품거래소 기준으로 1온스당 1085.5달러까지 떨어졌다. 5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고 7월에만 6.8% 급락했다.

금값이 3분기에도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헤지펀드들은 사상 처음으로 앞으로 금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데 베팅했다.

제프리 커리 골드만삭스그룹 원자재 리서치 책임자는 “금 가격의 저점은 아직 오지 않았다”며 “금값이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온스당 1천 달러 선을 밑돌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금 투자를 중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금 수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과 인도에서 금 수요가 변함이 없는 데다 하반기에 미국 금리인상이 확정될 가능성이 높아 향후 1~2년 동안은 금값 상승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금을 구입할 때 내는 부가가치세 등의 세금을 고려하면 구입가보다 10~15% 이상 올라야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손재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금 가격은 실망스러운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연내 미국 금리인상 전망과 달러화 강세 전망 탓에 금 가격이 반등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정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내 미국이 금리를 두 차례에 걸쳐 올릴 경우 900달러 중반까지도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며 “기존에 투자했다면 지금 당장 현금화하고 원자재시장은 가급적 멀리하라”고 지적했다.

한국투자은행은 최근 금 투자에서만 1조8천억 원 가량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됐다. 금값 상승을 기대하며 2011년부터 3년 동안 집중적으로 금 90톤을 매입했지만 7월 금 시세는 매입가 대비 평균 33%가 떨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