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공사로 만드는 국민연금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 개편안은 보사연이 복지부의 의뢰를 받아 만든 것이므로 사실상의 정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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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보건사회연구원 주최로 국민연금 관리운용체계 개선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
개편안의 요지는 국민연금 운용의 주체를 전문가 중심으로 재편해 수익률을 올리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 가입자 단체 대표의 통제력이 약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보사연은 21일 국민연금공단의 부서인 기금운용본부를 복지부 산하의 ‘기금운용공사’로 만드는 방안을 내놓았다. 국민연금의 한 부서가 금융조직으로 바뀌는 것이다.
보사연은 기금운용공사 사장의 경우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으로 구성된 사장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보건복지부 장관이 임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보사연은 기금투자정책을 결정을 담당하는 기금운용위원회를 상설조직으로 개편하도록 했다.
복지부장관이 맡던 위원장을 민간위원이 맡도록 하고 사용자, 근로자, 지역 가입자 대표로 구성됐던 위원은 기금운용 관련 전문가가 맡게 했다.
보사연은 “기금운용 수익률을 연평균 1%포인트 높이는 것은 국민들의 보험료율을 2.5%포인트 인상하는 것과 비슷한 재정안정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수익률을 높이면 필연적으로 리스크도 커진다. 그러나 개편안에서 리스크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담당할 가입자단체 대표의 위상이 약화돼 있다.
개편안 발표 뒤 열린 토론회에서 토론자로 나선 이찬진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장은 “수익률 극대화와 전문성 강화를 명분으로 기금운용 지배구조에서 가입자를 배제하겠다는 의도가 보인다”고 비판했다.
기금운용위원회를 정부위원과 전문가로 구성한다면 기금의 주인인 가입자를 배제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기금운용공사의 설립과 관련해 “국민연금 기금을 금융자본에 종속시키고 경제부처가 국민연금기금 운용에 우회적으로 개입하게 될 여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공공운수노조는 보사연이 연 토론회장에서 국민연금 개편 반대시위를 벌였다. 국민연금 개편이 닻을 올렸지만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유현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