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이 미국 석유화학업체인 크레이튼의 카리플렉스사업부 인수를 결정하는 등 석유화학사업을 강화하는 기조가 지배구조 변경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1일 “대림산업의 카리플렉스사업부 인수 결정은 대림산업과 대림피앤피와 합병 시나리오를 고려하게 한다”고 바라봤다.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 강화는 지배구조 변경에도 영향 줄 가능성"

▲ 이해욱 대림그룹 회장.


대림산업의 최대주주인 대림코퍼레이션은 7월 석유화학사업의 폴리머사업부문을 분할해 ‘대림피앤피’를 설립했다.

대림코퍼레이션 폴리머사업부문은 폴리에틸렌, 폴리부텐 등 석유화학제품의 유통 등을 담당하며 2018년 매출 8863억 원을 올렸다.

대림피앤피는 대림코퍼레이션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인데 대림산업과 합병한다면 대림코퍼레이션의 대림산업 지분율을 높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대림코퍼레이션은 대림산업의 최대주주지만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합쳐도 지분율이 23.1%에 그쳐 상대적으로 지배력이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연구원은 “KCGI가 대림코퍼레이션의 2대주주인 만큼 대림그룹은 대림산업의 지배력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대림그룹이 대림코퍼레이션의 매출 30%를 차지하는 폴리머사업부문을 분할해 대림피앤피를 설립한 뒤 폴리머 계열의 카리플렉스사업부를 인수한 만큼 지배구조 변경 이슈가 떠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대림산업의 카리플렉스사업부 인수가격은 적정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김 연구원은 “크레이튼 카리플렉스사업부는 기존 우선협상대상자와 매각이 결렬된 뒤 다시 나온 매물을 대림산업이 잡은 것”이라며 “인수합병이 항상 그렇듯 최초 매각 시도가 결렬된 뒤 다시 이뤄진 거래인 만큼 대림산업이 아주 비싼 가격으로 매입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대림산업이 석유화학사업을 강화하는 기조가 대림피앤피 합병과 별개로 기업가치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시선도 여럿 나왔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림산업의 중장기 성장성은 건설보다는 석유화학부문이 이끌 것”이라며 “건설부문의 보수적 수주전략과 석유화학부문의 투자 확대 등을 놓고 볼 때 긴 호흡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림산업이 카리플렉스사업부 인수, 사우디아라비아 폴리부텐 증설, 미국 석유화학단지 투자 등 석유화학부문 투자를 지속하는 점은 주가 측면에서 또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