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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타 사토루 닌텐도 사장이 55세를 일기로 숨졌다. 이와타 사장이 닌텐도의 콘솔게임기 '닌텐도DS'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와타 사토루 닌텐도 사장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향년 55세.
이와타 사장이 닌텐도에 남긴 족적을 봤을 때 그의 죽음이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선장을 잃은 닌텐도가 이를 어떻게 해쳐나갈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닌텐도는 이와타 사토루 사장이 지난 11일 담관암으로 사망했다고 13일 밝혔다. 닌텐도의 사장에 오른 지 13년 만이다.
이와타 사장은 2002년 경영난에 시달리던 닌텐도의 4대 사장으로 영입됐다. 친족일가가 아닌 전문경영인이 사장으로 임명된 것은 닌텐도가 설립된 이후 그가 처음이다.
당시 닌텐도는 콘솔게임기시장에서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과 세가의 ‘드림캐스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엑스박스’ 등에 완전히 자리를 내준 상황이었다.
이와타 사장은 ‘5세부터 90세까지 즐길 수 있는 게임’을 표방하며 닌텐도의 체질개선 작업부터 시작했다.
그는 “게임회사는 보통 10대에서 40대 남성을 대상으로 게임을 만든다”며 “이런 전략 때문에 게임이 갈수록 잔인해지고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그의 이런 전략으로 탄생한 것이 콘솔게임기 ‘닌텐도DS'와 ’닌텐도Wii'다.
닌텐도는 이를 앞세워 2000년 대 중반 다시 글로벌 게임업계 매출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여성고객들을 대거 확보했고 젊은 커플들을 대상으로 한 ‘Wii게임방’이 일본과 한국에서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와타 사장의 경영방식이 언제나 환영받았던 것은 아니다.
이와타는 2010년 이후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한 ‘모바일게임’ 바람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는 “닌텐도의 근간은 언제나 콘솔게임기”라고 강조했는데 그의 이런 고집이 닌텐도를 시대에 뒤쳐지게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닌텐도는 뒤늦게 올해 초부터 일본의 모바일회사 ‘DeNA'(디앤에이)와 협력관계를 시작했다. 다만 이와타 사장은 ’슈퍼마리오‘나 ’포켓몬스터‘ 등과 같은 주력 캐릭터들의 모바일게임 출시를 끝까지 반대했다.
닌텐도가 앞으로 모바일게임사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닌텐도가 비록 지난 회계연도에서 4년 만에 영업이익 흑자를 내는 등 선전했지만 모바일게임 사업을 더 늦추다가 글로벌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와타 사장이 닌텐도에 남긴 철학은 분명 성과로 나타났다”면서도 “닌텐도가 콘솔게임기 시장에만 집착하기에 시대가 많이 변했기 때문에 디앤에이와 모바일게임 협력사업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