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올해 현대기아차 판매목표 820만 대 달성을 위해 고삐를 죄고 있다.
정 회장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해외법인장을 소집해 하반기 판매전략을 점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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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정 회장은 해외판매 부진으로 목표달성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판매를 독려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13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현대차와 기아차 해외법인장 60여 명을 소집해 회의를 연다.
해외법인장 회의는 매년 하반기가 시작될 때 개최된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지역별 상반기 판매현황과 전략을 보고받는다.
정 회장은 이번 회의에서 여러 위기요인이 있지만 신차출시와 현지 맞춤형 마케팅 등을 통해 위기를 정면으로 극복하자고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특히 중국시장의 판매감소, 엔저와 신흥시장의 통화약세에 대한 대처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올 상반기 판매량이 감소했다. 상반기 판매량은 394만6천여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줄었다.
내수시장에서 기아차의 판매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상반기보다 판매량이 2.4% 증가했지만 해외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3.2% 감소했다.
정 회장은 올해 초 현대기아차의 판매목표로 820만 대를 제시했는데 상반기 판매가 주춤하면서 목표달성이 불투명해졌다.
특히 중국시장에서 판매가 급감한 대목이 정 회장에게 매우 뼈아프다. 중국은 현대기아차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판매량에서 중국 판매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22%에 이른다. 현대기아차가 올해 판매목표량을 달성할 수 있느냐가 중국시장에 달려 있는 셈이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 49만3700여 대를 팔아 판매량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7.7% 감소했다. 기아차도 상반기 29만1300여 대를 팔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줄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에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해 판매가 부진했다. 중국 현지 자동차회사들이 저가공세를 펼치고 있는 데다 미국과 일본 자동차회사도 가격을 내리며 가격경쟁에 가세했다.
미국도 위험한 상황이다.
현대기아차는 미국에서 올해 상반기에 사상 최대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다른 자동차회사들보다 성장률은 낮았다. 최근 미국 자동차시장이 픽업트럭과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중심으로 살아나고 있지만 현대차는 북미시장의 활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현대차는 세단의 비중이 80% 정도로 높아 앞으로도 불리한 상황에 놓여있다.
현대기아차는 브라질과 러시아 등 신흥시장에서 헤알화와 루블화 가치 하락에도 출혈을 감내하며 시장점유율을 지키는 전략을 쓰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러시아에서 8만여 대를 판매해 지난해 상반기보다 판매가 11% 감소했다. 기아차는 러시아에서 19% 줄어든 7만62여 대를 팔았다.
러시아 자동차시장에서 평균 판매량이 36.4% 급감한 데 비하면 선방한 편이다. 하지만 루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