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영 기자 kwyoung@businesspost.co.kr2019-10-10 18:3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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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서울메트로9호선 지부(9호선 2·3단계)의 파업 종료로 당장 급한 불은 껐다.
서울시는 9호선 이용승객 66만 명의 발이 묶이는 사태는 피했지만 지옥철로 불리는 9호선의 혼잡도를 낮추고 늘어나는 수송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근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는 더욱 커지고 있다.
▲ 서울시가 9호선 파업 종료로 수송대란을 면했지만 혼잡도 감소와 늘어나는 수송수요를 대처하려면 8량화 등 대책이 필요하다. <연합뉴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메트로9호선 지부가 ‘서울교통공사 9호선 운영부문’과 기본급 5.9% 인상과 근무환경 개선, 3개월 단위 탄력근무제 도입 등에 합의해 9일 오후 1시에 파업을 종료함에 따라 9호선 파업이 장기화하는 것에 대비해 마련했던 비상수송대책을 해제했다.
하지만 서울메트로9호선 지부가 이번 파업의 이유로 내세웠던 8량 열차의 도입과 9호선의 서울교통공사 직영 등과 관련해서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서울메트로9호선 지부는 9호선의 혼잡도를 낮추고 늘어나는 9호선의 수송수요를 근본적으로 감당하기 위해서는 8량 열차의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9호선 열차는 서울지하철 1~9호선 가운데 가장 높은 혼잡도를 보이고 있다.
9호선의 평균 혼잡도는 3월 기준 급행열차 147%, 일반열차 112%로 나타났다. 1~8호선의 평균 혼잡도는 80~95% 수준이다. 혼잡도는 열차 1량 당 160명을 기준으로 열차 1량에 탑승한 인원의 비율을 계산해 구한다.
9호선은 특히 출근시간대의 혼잡도가 높아 지옥철로도 불린다. 출근시간대(오전 7시~오전 9시) 9호선 열차의 혼잡도는 염창~당산 구간 201%, 당산~여의도 186%, 노량진~샛강 179%, 여의도~노량진 173%순으로 높다.
9호선의 혼잡도는 사당~방배(2호선)구간 170.3%와 한성대입구~혜화(4호선)구간 159.7%, 까치울~온수(7호선)구간 155.9%, 가산디지털단지~철산(7호선)구간 147.8%, 방배~사당(2호선)구간 147% 등 1~8호선의 일부 출근시간대 구간별 혼잡도와 비교해 월등히 높다.
9호선의 수송수요는 꾸준히 늘어왔다. 9호선의 이용승객은 2009년 개통 첫해 하루 평균 21만 명에서 2019년 3월 기준 66만여 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여기에 28일 개통하는 김포도시철도의 환승인원이 9호선에 추가되고 대곡소사선과 신림경전철, 위례신사선, 신분당선 연장선, 신안산선 등 새로운 노선의 9호선 환승수요로 9호선의 수송수요는 현재보다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9호선의 수송능력 증가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는 450억 원가량의 예산을 투입해 2022년까지 6량 열차를 6편성 추가하는 등 모두 36량을 늘리기로 했다. 9호선은 9월 기준 4량과 6량을 섞어 45편성을 운행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9호선 운행에 36량을 늘리면 9호선의 혼잡도가 154%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대책은 늘어나고 있는 9호선 수송수요를 감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서울시가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36량을 증편함에 따라 확보하는 9호선의 수송능력은 8천600여 명 수준에 머물지만 9호선의 수송수요는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은 “10월 말 김포도시철도를 시작으로 2021년 대곡소사선, 신림경전철, 위례신사선 등이 줄줄이 개통하면 수송능력을 지금보다 8천600여 명 늘리는 정도로는 추가 환승인원을 감당하기 어렵다”라며 “서울시는 2009년 9호선을 개통할 때부터 수요예측을 잘못했고 6량 열차로 편성을 늘리는 것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메트로9호선 지부는 8량 열차 도입이 늘어나는 수송수요의 해결뿐 아니라 열차의 안전한 운행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서울메트로9호선 지부의 한 관계자는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혼잡도를 낮추기 위해 열차를 운행하는 기관사에게 출입문을 여닫는 시간을 빠르게 할 것과 열차 사이 시간적 운전간격을 줄일 것을 지시하고 있다”며 “열차를 안전하게 운행하기 위해서는 출입문 개폐와 열차사이에 충분한 시간을 둬야 하지만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가 혼잡도를 낮추기 위해 매우 위험한 운행을 주문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메트로9호선 지부는 이번 파업에 앞서 9월26일부터 9호선 지하철운행 규정대로 지하철 출입문을 여닫는 시간을 지키고 차량 간격에 여유를 두는 방식으로 준법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9호선의 공영화도 주장하고 있다.
9호선의 2·3단계 구간의 민간위탁을 폐지한 뒤 서울교통공사가 직접 운영해야 8량 열차 도입과 9호선의 안전 운행 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박지영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공공기관사업국장은 “9호선 열차의 혼잡도를 낮추고 안전한 운행을 하기 위해서는 9호선 열차의 8량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서울시가 9호선 민간위탁을 폐지하고 서울교통공사가 완전하게 직접 운영하도록 만들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9호선은 민자사업으로 추진되면서 탑승요금을 높게 잡았고 비싼요금으로 수송수요도 많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됐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노선을 운행하는 열차를 4량으로 준비했다.
하지만 나중에 탑승요금을 낮추는 것으로 변경됐고 예측을 뛰어넘은 수송수요가 몰려 4량 열차로는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개통 10년만인 2019년 10월에서야 9호선의 모든 열차를 6량으로 증량하겠다는 결정이 나왔다.
한우진 ‘미래철도DB’ 운영자는 “우리나라 철도는 대부분 예상보다 수요가 적게 나오는데 9호선은 특이한 사례”라며 “9호선 혼잡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8량으로 늘리고 증차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