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NH농협손해보험에 이어 NH농협생명보험의 유상증자도 결단할까?
NH농협생명보험의 재무 건전성 악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김 회장이 구체적 방안을 조만간 내놓을지 시선이 몰린다.
10일 NH농협금융지주에 따르면 NH농협생명보험의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 가운데 하나로 자본확충을 추진할지 논의하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NH농협생명보험의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여러 각도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자본확충방안도 고려하고 있지만 구체적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NH농협생명보험의 재무 건전성과 관련해 농협 안팎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 회장이 NH농협금융지주 차원에서 NH농협생명보험의 자본확충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8일 진행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협 국정감사에서도 NH농협생명보험과 NH농협손해보험의 부진한 실적, 지급여력비율 하락을 놓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NH농협생명보험의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지급여력비율도 낮아지고 있는 점을 두고 김 회장이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요청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6월 말 NH농협생명보험의 보험금 지급능력을 ‘AAA’등급으로 유지했지만 장기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낮추기도 했다.
그동안 김 회장은 NH농협생명보험의 재무 건전성 악화를 걱정하면서 자본확충에 앞서 NH농협생명보험의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여 왔다.
홍재은 NH농협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도 김 회장의 뜻에 따라 외부 컨설팅, 자산포트폴리오 조정, 보장성보험 중심 보험 판매 등 NH농협생명보험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체질 개선이 짧은 시간에 성과를 낼 수 없으며 보험업황 악화, 기준금리 하락 등으로 NH농협생명보험의 실적 개선이 어렵다. NH농협생명보험의 자체 노력만으로는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힘들다는 시각이 우세한 것이다.
NH농협생명보험 6월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은 194.9%로 2018년 말보다 0.1%포인트, 2017년 말과 비교해 23%포인트 낮아졌다.
NH농협생명보험의 자본확충방안으로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발행, 유상증자 등이 거론된다.
부진한 실적을 거두고 있는 NH농협생명보험의 상황을 고려하면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확충이 가장 큰 힘이 될 수 있다.
NH농협생명보험이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본확충을 하면 이자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적 악화로 재무건전성이 나빠진 상황에서 3%대 조달금리도 NH농협생명보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 회장이 9월 또 다른 보험 계열사인 NH농협손해보험의 자본확충을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
문제는 NH농협금융지주가 유상증자를 통해 NH농협생명보험까지 지원하게 된다면 NH농협금융지주의 재무 건전성이 낮아지는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는 점에서 김 회장의 고민이 커질 수 있다.
NH농협금융지주는 NH농협손해보험에 16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지원하면서 국제결제은행 총자본비율 하락을 막기 위해 9월 말 신종자본증권 2천억 원을 발행했다.
6월 말 기준 NH농협금융지주의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총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값)은 13.9%다. KB금융지주(14.94%), 하나금융지주(14.69%), 신한금융지주(14.27%)보다 낮은 수준이다.
NH농협금융지주는 시스템적 중요 은행지주(D-SIB)로 국제결제은행 총자본비율을 11.5%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김 회장은 8일 국정감사에서 보험 계열사의 재무 건전성 개선을 위한 대책 마련과 관련해 "충분히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