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시세 2천억 원에 이르는 여의도 빌딩을 BNK금융그룹에 매각하고 모든 인수절차를 두 달 안에 마무리한다.
삼성생명은 여의도 빌딩 매각 등 투자용 부동산을 지속해서 매각하면서 자본을 확충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부동산 규모를 지속해서 줄여왔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생명의 투자용 부동산 규모는 3조6938억 원으로 집계됐는데 2015년과 비교하면 절반 정도 줄어든 것이다.
2015년에 부동산을 7조3981억 원 규모로 보유했으나 2016년 6조6740억 원, 2017년 4조 원으로 부동산 규모를 점차 줄이고 있다.
삼성생명이 부동산을 계속 매각하고 있는 것은 안정적 재무구조를 갖추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생명은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안정적 재무구조를 점차 갖춰나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RBC비율은 352%에 이른다. RBC비율은 모든 계약자에게 한꺼번에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을 때 보험회사가 이를 위한 자금을 얼마나 충분하게 가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삼성생명의 RBC비율은 금융감독원의 권고수준(150%)을 넘고 올해 1분기 말 기준 생명보험업계 평균(274%)보다 높다.
그런데도 삼성생명이 RBC비율을 더 높이며 안정적 재무구조를 갖추려는 것은 2022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는 것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새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됨에 따라 신지급여력제도(K-ICS)도 함께 시행되는데 이 체제에서는 주식이나 부동산을 많이 보유하면 RBC비율이 떨어진다. 신지급여력제도체제에서는 요구자본 산출에서 시장리스크의 주식, 부동산 위험계수가 높아지게 되기 때문이다.
IFRS란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제정하는 회계기준으로 국제적으로 통용된다.
이뿐 아니라 새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되면 삼성생명으로서는 준비금을 많이 마련해야 한다. 자산과 부채를 기존에는 원가로 평가했는데 회계기준이 변경되면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보험회사에서는 결산시점의 시장금리를 반영한 시가(공정가치)를 반영해 추가로 준비금을 쌓아야 한다. 현재 시장금리가 지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추세를 보이기 때문에 삼성생명은 마련해야할 준비금도 늘어나는 셈이다.
삼성생명은 올해 상반기에만 인천 구월동 사옥과 서울 강남 테헤란로에 소재한 프라임오피스건물인 삼성동빌딩을 내놓으며 매각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구 덕산빌딩, 중구 순화동에 위치한 에이스타워, 대치2빌딩, 분당 서현빌딩, 안양 평촌빌딩 등을 차례로 매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