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 대전광역시장이 대전지역 ‘인공지능(AI)밸리’ 조성의 중요한 축을 이룰 네이버 데이터센터 유치의 성공에 기대를 품고 있다.
우선협상 후보지 10곳 가운데 하나로 뽑히면서 대전이 데이터센터 설립에 최적의 조건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최종부지로 선정되기 위해 힘쓰고 있다.
2일 대전시와 네이버에 따르면 올해 안에 네이버 제2 데이터센터의 최종 부지가 결정된다.
네이버는 9월30일 데이터센터 입지 우선협상 후보지 10곳을 선정했다.
네이버가 선정한 지역은 대구 대전 부산 등 광역시 3곳, 세종특별자치시 2곳, 경기도 평택 2곳, 경상북도 구미와 김천 2곳, 충청북도 음성군 등이다.
지방자치단체와 민간사업자 등 모두 96곳이 제출한 네이버 데이터센터 유치 정식제안서를 검토해 서류 심사와 현장실사 등을 거쳤다.
네이버는 10곳의 후보지를 놓고 추가질의 및 현장실사 등을 거쳐 올해 안에 최종부지 우선협상대상자를 확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대전시 관계자는 “올해 안에 최종 부지가 선정된다는 방향성만 나왔을 뿐 구체적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며 “최종 선정될 수 있도록 최대한 준비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허태정 시장은 최종부지 우선협상대상자에 대전시가 뽑힐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네이버가 고려하는 물리적 입지 조건을 모두 갖췄을 뿐만 아니라 정보통신기술(ICT)산업 기반과 전문인력 확보, 정주여건, 자연재해 없는 자연환경 등 다른 요소에서도 경쟁력이 높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부지면적 10만m² 이상, 전력 200MVA(메가볼트암페어) 이상 공급, 2개 이상의 통신망 구축, 하루 5100t 이상 용수 공급 등을 입지조건으로 제시했다.
허 시장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둔곡지구를 데이터센터 입지로 내놨다.
둔곡지구는 바로 착공이 가능하고 첨단특구로 지정된 곳이기 때문에 네이버가 제시한 조건과 맞아 떨어진다.
전력은 둔곡변전소를 설치해 공급하기로 했다. 통신은 이미 KT, SKT, LG통신망의 허브도시로서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용수는 둔곡 배수지가 설치돼 있다.
둔곡지구 인근에 주거단지가 없어 전자파 등에 따른 주민의 반대민원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교통 편의성도 높게 평가된다. 이번에 뽑힌 후보지 10곳은 충청북도 음성과 경기도 평택을 제외하고는 모두 SRT 경부고속전철의 정차역이 있는 곳이다. 네이버의 본사(성남시 분당구)에서 가까운 수서역에서 SRT로 접근가능한 지역이 대부분 뽑혔다.
허 시장은 대전역에서 수서역까지는 1시간 거리이고 대전역에서 둔곡지구까지 접근성도 높기 때문에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본다.
허 시장은 데이터센터의 유치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카이스트,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등 대덕특구의 과학 인프라를 연계해 ‘인공지능밸리’를 구축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데이터센터를 토대로 과학벨트지구를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정보통신기술의 집적지로 조성해 데이터와 인공지능 기반의 혁신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네이버가 단순한 데이터센터 건립이 아니라 새로운 미래먹거리 창출의 본부설치를 고민한다면 대전시가 그 파트너로 적격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대전시는 네이버 데이터센터 유치 이야기가 나오기 전부터 독자적으로 데이터산업 클러스터 조성에 힘써왔다”며 “네이버 데이터센터가 들어서 시너지를 낸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