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I저축은행은 중금리대출 확대에 힘입어 상반기 이자수익을 큰 폭으로 늘렸는데 정부의 중금리대출 활성화정책을 감안하면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임진구(왼쪽), 정진문 SBI저축은행 각자대표이사 사장.
3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올해 순이익 1500억 원 이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거둔 역대 최대 순이익 1310억 원을 넘어서는 것이다.
SBI저축은행은 상반기 기준으로 순이익 1089억 원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순이익이 18.6% 늘었다.
이는 국내 저축은행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상반기 순이익을 낸 것으로 바로 뒤를 잇는 웰컴저축은행(532억 원)의 2배 수준이다.
SBI저축은행의 실적 성장은 중금리대출 확대가 이끌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SBI저축은행은 상반기 이자수익 3685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22.1%나 늘었는데 중금리대출이 늘어난 데 영향을 받았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중금리대출 고객이 크게 늘어나 이자수익이 대폭 증가했다”며 “이밖에 부실채권 매각이익 등이 상반기 순이익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SBI저축은행은 정부의 중금리대출 활성화정책에 힘입어 하반기에도 실적 증가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중금리대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민간 중금리대출을 가계대출 총량 규제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저축은행으로서는 민간 중금리대출을 할 충분한 자금만 있다면 이자수익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셈이다.
SBI저축은행은 저축은행업계에서 유일한 8조 원대 총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2위인 OK저축은행이 6조 원대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격차가 크다.
게다가 민간 중금리대출상품을 저축은행업계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등 중금리대출 분야에서 특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정부의 중금리대출 활성화정책에 따른 직접적 수혜를 입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SBI저축은행이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낸다면 저축은행업계에서 독주체제를 완전히 굳힐 것으로 예상된다.
SBI저축은행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는 OK저축은행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3.9% 늘어나는데 그쳤다.
상위 저축은행으로 꼽히는 한국투자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은 같은 기간 순이익이 각각 31%, 50% 감소했다.
웰컴디지털뱅크 등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비용을 크게 아낀 웰컴저축은행이 추격해오고 있지만 총자산규모나 순이익 면에서 SBI저축은행과 격차가 크다는 시선이 많다.
자산규모 2조 원 이상인 대형 저축은행 가운데서도 SBI저축은행이 속하는 그룹과 다른 그룹으로 실적 양극화가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규제 등을 감안하면 앞으로 저축은행 실적은 이에 영향을 받지 않는 중금리대출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며 “대형 저축은행 가운데서도 민간 중금리대출상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저축은행과 그렇지 못한 저축은행 사이에 실적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