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매각 예비입찰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업계의 관심은 그동안 손사래를 쳐왔던 SK그룹과 한화그룹을 비롯한 대기업의 참여 여부에 쏠려있다.
▲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 <연합뉴스> |
2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매각주체인 금호산업과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3일 오후 2시까지 아시아나항공의 예비입찰을 진행한다.
SK그룹과 한화그룹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공식화한 4월부터 꾸준히 인수후보로 오르내렸다. 두 곳 모두 최근 몇 년 동안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려온 경험이 있는 데다 기존 사업과 어느 정도 시너지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SK그룹이 과거에도 항공사 인수에 관심을 기울였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SK그룹 인수설이 유력하게 불거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분위기가 달라졌다. 처음 SK그룹과 한화그룹이 인수설을 부인했을 때만 하더라도 인수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만큼 몸값을 낮추기 위한 연막작전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지금은 두 곳 모두 인수를 저울질하다 철회했다는 말도 나온다.
기업이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인수의사를 명확하게 내비치지 않는 일은 흔한 일이다. 인수의향서 접수가 마감되기 직전까지 눈치싸움이 치열하며 접수가 완전히 끝난 뒤에야 비로소 참여한 기업의 윤곽이 드러난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 인수후보로 오르내리는 기업들이 인수전 참여를 부인하는 이유 등을 살펴보면 단순히 연막작전으로 보기는 어렵다. SK그룹과 한화그룹은 모두 기존 사업과 시너지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GS그룹이 실제로 인수전에 참여할 지를 놓고도 시선이 몰린다. GS그룹은 현재 SK그룹이나 한화그룹 등과 달리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와 관련해 강한 부정을 하지 않고 있다.
대기업이 참가하지 않으면 몸값도 자연스럽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에어서울을 더하면 몸값이 1조5천억 원에서 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누가 인수하든 부담일 수밖에 없다.
대기업의 참가는 분리매각을 허용할지 여부와도 맞닿아 있다. 예비입찰에서 흥행에 실패하면 채권단이 분리매각을 검토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분리매각이 가능해지면 각각 회사의 가격도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아시아나항공 한 곳만 해도 2일 종가 기준으로 지분 31%의 단순 가격은 3868억 원에 그친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30%를 엊으면 5천억 원 조금 넘는 수준이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가격 역시 훨씬 낮아진다.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에어부산의 지분가치는 2일 종가 기준으로 1624억 원 수준에 그친다. 경영권 프리미엄 30%를 더해도 2100억 원 수준이다. 2천억 원으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3~4위권인 항공사를 품에 안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신세계그룹 등 3개 회사를 한꺼번에 인수하기에 부담을 느끼는 회사들이 인수를 검토할 수도 있다.
매각주체인 금호산업과 채권단이 구주 가격과 신주 가격을 놓고 의견을 어떻게 조율할 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금호산업으로선 구주 가격을 높게 받아야 한다. 반면 채권단은 인수자가 구주 가격보다 신주 가격에 더 많은 돈을 쓰길 바라고 있다. 회사에 자금이 투입돼야 결과적으로 채권단도 자금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예비입찰 공고가 나 뒤 20여 곳의 후보군이 IM(투자설명서)을 받아 간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채권단은 일단 뚜껑을 열어보자는 입장”이라며 “예상하지 못한 깜짝후보가 나타나거나 그동안 인수설을 부인해왔던 주요 인수후보들이 막판에 돌아설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