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이 올해 국내에서 부진한 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해외사업의 핵심거점인 베트남에서 흑자전환 기대를 품고 있다.
베트남 법인이 올해 흑자를 거두고 안정적 사업을 이어간다면 한화생명에서 해외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동원 상무의 경영능력에도 더욱 힘이 실리게 된다. 김 상무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둘째 아들이다.
30일 한화생명에 따르면 베트남 보험시장에 맞춰 대면영업을 위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현지 보험설계사를 중심으로 한 현지화 전략에 한국식 보험교육시스템을 더해 대면채널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베트남 보험시장은 1999년 보험업법 제정으로 처음 문을 연 뒤 아직은 초기시장의 모습을 보이고 있어 대면영업이 중요한 채널로 자리잡고 있다.
생명보험과 건강보험상품은 2016년 기준으로 92% 이상 설계사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한화생명은 베트남 금융환경에 밝은 현지 보험설계사를 대거 구축해 탄탄한 영업망을 가동하고 있다.
2018년 말 기준으로 보험설계사 수는 1만4천 명을 넘었다. 베트남시장에 처음 진출한 2009년 450여 명에 불과했다.
베트남 법인장과 직원 2명을 빼면 모두 현지 인력을 채용해 현지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보험설계사들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한국식 교육시스템을 도입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베트남 보험설계사들은 대부분 본업을 지니고 있으면서 시간제 근무 형태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보험영업에서 전문성이 떨어진다. 한 달에 한 번 지점에 출근하는 보험설계사도 있어 체계적으로 교육하기 힘들다.
한화생명은 한국 직원들이 베트남 지점을 돌며 현지 보험설계사들을 교육하고 있는데 대체로 지점에서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하노이와 호찌민에 있는 지점 두 곳은 시범적으로 매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이 올해 흑자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 229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3.9% 급증했다. 수입보험료도 609억 원을 거둬 1년 전보다 35.9% 증가했다.
한화생명은 배트남에서 2016년 순이익 4억 원가량을 거둬 국내 보험사 가운데 처음으로 수익성 측면에서 성과를 내는 듯했다. 그러나 2017년 순손실 139억 원, 2018년 순손실 79억 원을 거두면서 2년 연속 적자를 내는 등 다시 고전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베트남 정부의 규제 강화에 따라 준비금 추가 적립 등으로 순손실을 낸 것”이라며 “베트남에서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는 기반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김동원 상무가 특히 공을 들이는 곳이다. 김 상무는 한화생명에서 미래혁신사업과 더불어 해외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지난해 말
김승연 회장과 함께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도 베트남 빈그룹의 팜 느엇브엉 회장과 만나 금융 분야 협력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베트남 법인이 올해 흑자전환이라는 성과를 낸다면 김 상무의 경영능력을 인정받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한화생명이 국내 보험시장에서 부진한 실적을 거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베트남 법인의 올해 상반기 실적 증가세는 더욱 돋보인다는 말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