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연구원이 비무장지대(DMZ)에 생태계 친화적 관광 기반을 닦기 위해 ‘굽은 흙길’을 조성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25일 경기도청에 따르면 경기연구원은 최근 ‘비무장지대 도로는 굽은 흙길로’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경기연구원 "비무장지대 생태관광은 '굽은 흙길'에서 출발해야"

▲ 경기연구원 로고.


경기연구원은 비무장지대 주변 도로를 굽은 흙길로 만들어 시민들이 머물며 구경할 수 있는 관광형으로 개발하자고 제안했다.

이런 취지에 따라 도로 개수 제한, 교통량에 따른 완충구역폭 설정, 습지 등 주요 생태계 우회, 생태통로 계획, 도로 인근 경관 복원 등 생태계를 배려한 도로건설 기본원칙을 구상했다.

생태통로를 선형(하천·다리·터널·굴), 징검다리(공원녹지·습지와 연못·정원·도시숲), 경관(가로수· 제방) 등 여러 형태로 조성해 비무장지대를 ‘생태통로 박람회’로 만든다는 계획도 내놨다.

경기연구원은 최근 추진되는 한반도 신경제정책이 비무장지대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도로와 철도 개설을 수반하고 있어 비무장지대 생태계가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기연구원이 7월 수도권 성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시민들은 비무장지대와 한국·북한 접경지역 활용의 핵심가치로 ‘경제적 가치(17.5%)’보다 ‘환경적 가치(81.9%)’가 더 중요하다고 여겼다.

이양주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비무장지대 일대 생태계를 가장 위협하는 요소는 도시가 아닌 도로 건설”이라며 “굽은 흙길 등 생태계를 최우선으로 하는 도로 자체가 충분히 관광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국가, 경기도, 고양시, 파주시가 협력해 국도 1호선과 3호선 등 남북을 잇는 도로의 경관 개선에 힘쓰면 향후 통일 한국을 위한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