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마무리돼도 당분간 경영실적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분석됐다.
메르스로 떨어진 항공수요가 생각보다 더디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단거리 노선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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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기대보다 우려가 많다”며 “메르스 문제가 완화됐지만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관광 수요회복 부진 등으로 반등폭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연구원은 “과거 사스 때와 비교했을 때 국내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생각보다 더디게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며 “엔저가 지속되면서 일본이 한국의 대체 관광지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 역시 잠재적 위험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6월 들어 메르스가 확산되면서 항공권 예약취소가 급증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6월1일부터 18일까지 대한항공에서 항공권 예약을 취소한 사람은 10만8천여 명에 이른다. 아시아나항공도 이달 들어 10만 명에 가까운 사람이 항공권 예약을 취소했다.
앞으로 메르스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어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당분간 그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강 연구원은 “사스 때와 달리 메르스가 항공사의 최대 성수기를 관통하면서 앞으로도 메르스 여파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도 22일 메르스 사태로 대한항공의 2분기 경영실적이 악화할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지 사장은 “이번 메르스 사태는 사스 때보다 타격이 크고 세월호 때보다도 여파가 심각하다”며 “메르스가 사라지더라도 관광업계는 타격이 여전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메르스를 제외하더라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직면한 경영환경이 좋지 않다.
강 연구원은 “현재 항공업황은 예상보다 빨리 둔화하기 시작한 항공화물 수요와 단거리노선의 경쟁심화 로 수익성에 대한 부담이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메르스 사태가 마무리된 뒤 단거리 노선에서 가격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얘기다.
최근 저비용항공사들이 급성장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단거리 노선의 항공권을 할인판매하는 등 맞불을 놓고 있다. 이에 따라 전반적으로 국내선 항공권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말부터 소셜커머스를 통해 국내선 항공권을 판매하기 시작한 데 이어 올해 그 범위를 국제선으로 확장하고 있다.
강성진 KB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그동안 시장점유율을 빼앗겼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공격적으로 승객을 늘리기 위해 치열한 가격경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며 두 항공사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강성진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영업이익과 순이익 전망치를 기존 예상치보다 각각 16.5%, 2.2% 낮췄다. 강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올해 영업이익과 순이익 전망치도 기존보다 각각 11.1%, 40.6% 하향조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