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울산 현대중공업을 방문해 회사 설명을 듣고 있다. |
현대중공업이 잠수함 비리 사건으로 22일 검찰의 3번째 압수수색을 받으면서 권오갑 사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인도 잠수함 수주가 대외 신인도 추락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현대중공업, 인도 잠수함시장 진출에 악영향 끼치나
현대중공업은 세계 군함시장 진출을 추진해 왔다. 특히 최근 인도 잠수함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인도의 14척의 잠수함 가운데 13척은 구형 디젤 잠수함이다. 이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1980년대 생산된 것인데 인도는 이를 신형잠수함으로 교체하려고 한다.
인도는 2018년까지 공격형 잠수함 6척을 실전에 배치하는데 6천억 루피(10조2480억 원)를 투자하려고 한다. 이 밖에도 스텔스 잠수함 6척 도입 등 잠수함 전력 증강을 위한 40년짜리 중장기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인도 잠수함시장 진출을 위해 올해 초 인도 조선소 HSL(힌두스탄 십야드 리미티드)와 인도 해군의 잠수함 건조사업에 협력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지난달 인도 모디 총리가 방한해 현대중공업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번 잠수함 비리사건은 인도 잠수함시장을 노리는 현대중공업에게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 비리로 얼룩진 잠수함사업
해군은 2000년 기존 209형 잠수함들이 수중에 최대 머무를 수 있는 기간이 3~4일에 불과해 경쟁력이 약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잠항능력을 최대 수 십일로 늘린 차세대 잠수함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른바 장보고-II(KSS-II) 1차사업이었다.
해군은 당시 유보트로 유명한 독일 잠수함 전문건조회사인 하데베(HDW)의 최신 214형 잠수함을 도입하기로 했다. 하데베사의 설계에 따라 국내조선소가 짓는 방식이었다.
대우조선해양은 하데베와 협력해 209 잠수함 모델을 국가에 납품한 경험이 있어 잠수함 수주가 유력했다.
그러나 당시 현대중공업은 공정경쟁을 내세우면 공개입찰을 요구했고 결국 경쟁사 대우조선해양보다 20% 정도 낮은 가격을 써내며 입찰을 따냈다.
대우조선해양은 당시 현대중공업의 입찰가격은 원가에도 못 미치는 금액으로 건조가 불가능하다며 반발했다.
당시에도 현대중공업이 잠수함 건조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저가수주를 하는 바람에 부실건조를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