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가 독자적인 자동차 할부금융상품을 내놓았다.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은 이 상품을 통해 자동차 복합할부금융시장에서 삼성카드의 위상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원기찬, 삼성카드 자체 자동차 할부금융 내놔  
▲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삼성카드는 22일 카드결제와 자동차 할부금융을 합친 ‘오토할부플러스’ 상품을 시장에 내놓았다고 22일 밝혔다.

소비자가 삼성카드의 신용카드로 자동차값을 결제하면 삼성카드가 대금을 먼저 자동차회사에 치르게 된다. 그 뒤 삼성카드는 고객으로부터 자동차값을 매달 할부로 받는다.

삼성카드는 오토할부플러스 소비자에게 카드결제 금액의 0.2%를 현금으로 환급해 주기로 했다. 삼성카드는 할부약정기간과 현금입금률에 따라 연 2.0~5.5%의 비교적 낮은 할부금융이자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삼성카드는 국내외 모든 자동차 브랜드에 이 상품을 작용한다. 할부금융 이용기간은 최장 60개월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자동차 구입에 목돈이 드는 만큼 오토할부플러스 출시를 통해 소비자가 신용카드로 더 저렴하게 차량을 살 수 있도록 했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결제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구매금융서비스를 내놓겠다”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할부금융업 면허를 이전부터 보유해 왔다. 하지만 2009년 RCI파이낸셜(르노캐피탈)에 사업을 넘기면서 자동차 할부금융에서 손을 뗐다가 이번에 다시 사업을 재개한 것이다.

오토할부플러스는 삼성카드가 취급하던 복합할부금융과 유사한 구조다. 복합할부금융은 소비자가 자동차를 신용카드로 사면 캐피탈사가 대금을 카드회사에 대신 냈다. 소비자는 오토론 대출을 받아 캐피탈회사에 매달 할부로 자동차 값을 냈다.

삼성카드는 오토할부플러스 결제절차에서 캐피탈사를 빼고 직접 고객에게 대금을 받는다. 소비자가 대금을 낼 때까지 기다리는 신용공여기간도 1~3일로 복합할부금융과 같게 책정했다.

삼성카드는 본래 신용공여기간을 일반 신용카드 상품처럼 1개월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캐피탈사의 반발로 기존 복합할부금융과 같은 기간을 선택했다.

삼성카드는 지난 3월 현대자동차와 진행하던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 협상이 무산되면서 복합할부금융 취급을 중단했다.

원 사장은 복합할부금융 고객을 현대캐피탈 등에 빼앗길 위기에 처하자 자체 할부금융상품 출시로 대응에 나선 것이다.

삼성카드는 2013년 기준으로 복합할부금융 시장점유율 28.2%를 차지했다. 전체 취급금액도 1조3천억 원이었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계열사인 현대캐피탈을 이용해 차량을 구입하는 소비자에게 모든 차종의 할부금리를 기존보다 평균 1%포인트 낮춰 적용하고 있다. 차종과 선수금 납부비율에 따라 할부금융이자율이 연 2.0~5.9%까지 낮아진다.

원 사장은 자체 할부금융상품을 이전부터 운영하고 있는 신한카드의 사례도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는 자체 할부금융상품을 통해 월평균 7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도 올해 안에 자체 할부금융상품을 출시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카드도 올해 초 자동차마케팅조직을 새로 만들면서 할부금융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