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이 상반기 부진했던 기업공개(IPO) 실적을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 부진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기업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워지자 하반기 기업공개시장이 얼어붙을 수 있다는 시선도 자리잡고 있다.
▲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수석부회장(왼쪽),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안에 상장을 목표로 두고 있던 기업들이 상장일정을 미루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콘텐츠기업 캐리소프트는 23일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두고 5~6일 수요 예측을 실시했는데 공모가격이 예상보다 낮게 나오자 7일 결국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캐리소프트 관계자는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해 남은 일정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캐리소프트는 코스닥 사업모델 기반 기술특례상장을 추진한 두 번째 기업으로 미래에셋대우가 상장을 주관했다.
8월 말 수요예측을 실시하는 시스템반도체 기업 라닉스도 투자심리가 위축으로 제대로된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라닉스의 상장은 한국투자증권이 맡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투자심리가 계속 위축되고 있어 상장을 추진하거나 검토하고 있던 기업들이 시장의 상황을 살피고 있다"며 "기업들이 당분간 기업공개에 나서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업공개시장이 위축됨에 따라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은 걱정이 특히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은 상반기에 부진한 기업공개 실적을 내 하반기에 만회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은 NH투자증권과 함께 ‘기업공개 3대 강자’로 꼽힐 만큼 기업공개부문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2018년 미래에셋대우는 공모총액 4997억 원으로 1위를, 한국투자증권은 공모총액 3645억 원으로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승승장구’하고 있는 NH투자증권과 달리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은 부쩍 부진한 실적을 내며 ‘기업공개 강자'로서 체면을 구기게 됐다.
상반기 NH투자증권이 공모총액 4379억 원으로 1위를 차지한 반면 미래에셋대우는 814억 원으로 5위, 한국투자증권 380억 원으로 8위에 오르는 데 그쳤다.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은 하반기 굵직한 기업들의 상장을 맡으면서 기업공개 순위 역전을 노리고 있었는데 상장시기를 미루는 기업들이 줄줄이 등장하고 있어 아쉬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증시 전망이 어두운 만큼 4분기에도 기업공개 시장이 살아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신라젠의 ‘펙사벡 사태’로 바이오업종을 향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됨에 따라 바이오기업이 상장에 나서기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효진 한대훈 SK증권 연구원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며 “대외 환경이 불안한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대형주에 쏠리기 때문에 코스닥은 더욱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