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금호산업의 주가하락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금호산업 되찾기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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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금호산업 주가는 17일 전날보다 0.36% 떨어진 1만4천 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주가는 지난 2월26일 3만300원보다 무려 54%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금호산업 주가는 4월 중순 이후 꾸준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금호산업 주가는 금호산업 인수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2년 만에 3만 원대로 올라서기도 했다.
하지만 인수전이 흥행에 실패하고 호반건설이 시장의 예상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하자 금호산업 주가는 계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채권단은 오는 7월 삼일회계법인과 안진회계법인을 통해 금호산업 가치를 추산해 매각가를 결정한 뒤 박 회장과 협상을 시작한다.
당초 회계법인의 실사보고서를 6월까지 받으려 했으나 안진회계법인이 최근 매각주관사인 KDB산업은행에 실사보고서 제출기한을 늦춰달라고 요청하면서 예상보다 일정이 늦어졌다.
채권단은 금호산업 주가와 회계법인의 실사를 통해 기업가치를 산정한 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 등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가격으로 금호산업 지분을 넘기기로 방침을 정했다.
금호산업의 매각가는 기업가치가 얼마로 산정되느냐와 경영권 프리미엄이 얼마나 붙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매각대상 기업의 가치를 산정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상장기업의 경우 보통 주가를 기준으로 정한다.
하지만 금호산업의 주가가 지나치게 많이 떨어져 있어 채권단이 주가를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현재 주가로 단순계산할 경우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산업 지분 57.5%의 가격은 2786억 원에 불과하다.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50%+1주의 가격은 이보다 더 낮아진다.
경영권 프리미엄도 변수다.
인수합병 거래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은 보통 30%로 정해진다. 앞서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본입찰에서 제시한 가격도 당시 주가에 30%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가격이었다.
하지만 금호산업이 사실상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회사인 데다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만큼 그 이상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어야 한다는 것이 채권단의 입장이다.
금호산업 주가가 계속 하락하는 상황이 박 회장에게 무조건 유리하지는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채권단이 금호산업의 가격이 맞지 않다고 판단할 경우 매각을 미루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이 투자금을 최대한 회수하려 하는 데다 헐값매각 시비에 휘말릴 수 있는 상황에서 낮은 가격에 당장 팔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가가 떨어지면 박 회장에게 유리할 수도 있겠지만 계속 주가가 하락하고 기업가치가 떨어질 경우 채권단이 일단 매각을 미루고 기업가치를 올리려 할 것”이라며 “그 누구에게 무조건 유리한 상황은 없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채권단으로부터 가격을 통보받은 뒤 8월까지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결정해야 한다.
박 회장이 채권단이 제시한 금액에 동의하지 않으면 채권단은 다시 일방적으로 가격을 통보할 수 있다. 박 회장이 이를 또 거부하면 채권단은 거부통보를 받은 뒤 6개월 내에 같은 조건으로 제3자와 수의계약을 진행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