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기업을 상대로 한 수출규제조치를 끝내야 한다고 미국 기업연구소가 강력하게 주장했다.
일본 정부의 규제가 미국을 포함한 세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
미국 기업연구소(AEI)는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일본은 한국에서 손을 떼야 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화웨이가 아니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공개했다.
기고문을 쓴 클라우드 바필드 선임연구원은 미국 통상대표부의 자문역을 맡은 적이 있는 국제무역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바필드는 일본 정부가 중국 화웨이를 상대로 한 미국 정부의 무역제재를 참고하면서 수출규제를 통해 한국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산업을 압박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일본 정부는 한국에 공급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소재 일부를 수출하기 어렵도록 하는 규제를 도입한 데 이어 수출규제 대상품목을 대폭 늘리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필드는 일본의 결정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기업에 직간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쳐 글로벌 전자업계의 공급망 전체를 뒤흔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메모리반도체시장에서 60%에 이르는 비중을 차지하는 등 세계 고객사에 가장 중요한 부품 거래선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바필드는 특히 삼성전자의 사업 차질이 미국의 5G통신망 구축 노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화웨이를 대체할 잠재력이 있는 5G통신장비 공급업체로 꼽혔는데 일본의 규제는 미국의 선택지를 좁히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바필드는 “미국의 5G통신장비 선택폭을 줄일 수도 있는 행위는 철저히 근절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국을 겨냥한 수출규제에 적극적으로 반대 입장을 보인 셈이다.
바필드는 한국과 일본이 모두 아시아지역에서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가인 만큼 미국이 이번 문제에 개입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바필드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국을 상대로 한 수출규제를 중단할 수 있도록 강력하게 설득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 정부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최근 일본과 한국을 잇따라 방문한 목적이 한일문제에 미국 정부의 개입을 위한 것이라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최근 외국언론을 통해 한일문제 개입 여부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필요하다면 역할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