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컴퍼니(디즈니)가 극장가 점령을 이어간다.

‘나랏말싸미’와 ‘사자’, ‘엑시트’ 등 디즈니를 견제할 만한 한국영화들이 개봉할 때까지 디즈니는 당분간 신작 ‘라이온킹’으로 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라이온킹이 디즈니 돌풍 이어받아, '컴퓨터그래픽 기술만 자랑' 혹평도

▲ '라이온킹' 예고편 갈무리. <월트디즈니스튜디오 유튜브>


다만 라이온킹은 실사화 과정에서 과도하게 ‘현실성’에 초점을 맞춰 결과가 실망스럽다는 관객 반응도 나온다.

19일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라이온킹은 개봉 첫날부터 연일 하루 관객 수 1위를 차지했다. 

일일 관객수에서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과 ‘알라딘’, ‘토이스토리4’ 등을 제친 기세로 주말 동안 누적 관객 수 200만 명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라이온킹이 개봉 초반부터 흥행하는 데는 라이온킹이 지니는 ‘이름값’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라이온킹은 1994년 개봉한 만화영화 라이온킹을 실사로 재영화화한 것이다. 원작 라이온킹은 디즈니 만화영화 가운데서도 전문가 평가와 관객들의 인지도가 특히 높다.

현재 상영 중인 ‘알라딘’이 관객을 1천만 명 넘게 모을 정도로 인기몰이한 점도 라이온킹을 둔 관심을 끌어올리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알라딘도 1992년에 개봉한 원작을 실사화해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알라딘과 라이온킹은 모두 뮤지컬 영화인데 라이온킹에 나오는 노래 ‘서클 오브 라이프(The Circle of Life)’와 ‘캔 유 필 더 러브 투나잇(Can You Feel The Love Tonight)’ 등은 알라딘의 노래들보다 오히려 더 잘 알려져 있다.

영화 라이온킹 영상은 100% 컴퓨터그래픽으로 제작됐다.

그런데도 실제 사자와 자연을 녹화한듯한 품질을 보여줘 예고편을 공개했을 때부터 소비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하지만 라이온킹 일부 관객들은 라이온킹의 장점이 여기서 그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존 파브로 감독이 컴퓨터그래픽으로 현실적 그림을 담는 데 욕심을 내 영화의 재미가 줄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파브로 감독은 2016년 개봉한 ‘정글북’에서 컴퓨터그래픽으로 자연을 그려내는 관심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 적이 있다.

라이온킹에 등장하는 동물들은 표정이 없다. 얼굴 표정은 인간의 전유물이라는 ‘현실’을 적용한 것이다. 표정이 없는 탓에 감정이 전달되지 않는다. 성우들의 목소리만으로 주인공들의 감정을 나타내는 데 한계를 보였다. 한 관객은 “동물 다큐멘터리 영상에 목소리를 덧입힌 것 같았다”고 말했다.

재영화한 작품인데도 볼거리가 오히려 줄었다는 시각도 나온다. 

가령 원작 라이온킹에서 악역 사자 ‘스카’가 하이에나들과 ‘비 프리페어드(Be Prepared)’를 부르는 장면은 명장면으로 꼽힌다. 왕이 되겠다는 야망을 화려하게 연출했다.

그러나 이번 라이온킹은 실제 사자들이 보일 수 있는 움직임만으로 연출을 제한했다. 이 때문에 원작을 본 관객들은 내용을 아는 데다 시각적 효과까지 밋밋해 영화가 지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관객은 라이온킹을 놓고 “디즈니가 컴퓨터그래픽 기술이 높다는 것을 자랑하는 데 그친 영화”라고 후기를 남겼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