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의 자금줄로 여겨지는 SKD&D가 순조롭게 상장절차를 밟고 있다.
SKD&D는 부동산개발회사로서 최초 상장인데 공모가가 높게 책정됐다. 공모청약 경쟁률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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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
SKD&D는 23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10~11일 일반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일반공모 청약 첫날인 10일 청약증거금 1125억9625만 원이 몰리며 경쟁률 14.68대 1을 기록했다.
SKD&D는 4~5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도 725개 기관투자자가 참여해 57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기업공개에서 최대 관심종목이었던 제일모직이 상장 전 수요예측에서 기록한 465대1의 경쟁률을 넘어선다. 그만큼 SKD&D 상장에 높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D&D은 공모가도 높게 책정됐다. 당초 SKD&D는 희망 공모가로 2만200~2만4300원을 제시했으나 수요예측 흥행에 힘입어 희망 공모가 상단을 초과한 2만6천 원으로 공모가가 결정됐다.
공모금액도 당초 500억 원대 후반에서 700억 원대 초반으로 예상됐으나 공모가가 높아지면서 총 공모금액이 767억 원까지 늘었다. 공모가 기준으로 SKD&D의 시가총액은 2566억 원이다.
최창원 부회장의 지분가치도 높아졌다. 최 부회장은 상장 뒤 SKD&D 지분 26.2%를 보유하게 되는데 지분가치는 672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SK케미칼 지배력 강화가 필요한 최 부회장이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이다.
SKD&D는 SK케미칼→SK가스→SKD&D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하단에 위치하고 있어 최 부회장 지분의 중요성이 낮다. 최 부회장 지분이 없어도 SK가스가 지분 33.8%를 보유하고 있어 안정적 지배력 행사가 가능하다.
최 부회장은 SK케미칼 지분을 13.17% 보유하고 있어 지배력이 약하다. 앞으로 SK그룹에서 계열분리를 염두에 둔다면 최 부회장이 지배구도 정점에 있는 SK케미칼 지분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최 부회장이 SKD&D 지분을 처분해 마련한 자금으로 SK케미칼 지분을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상장 뒤 최 부회장 지분은 6개월 동안 보호예수되기 때문에 당장 최 부회장이 지분을 매각할 수 없다. 하지만 최 부회장으로서 6개월 동안 SKD&D 주가 추이를 살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SKD&D가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상장 이후에도 좋은 주가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SKD&D는 지난해 영업이익 252억 원, 당기순이익 191억 원을 기록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SKD&D가 영업이익 340억 원, 당기순이익 250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감안하면 SKD&D의 예상 주가수익비율은 올해 10.5배, 내년 8.2배 수준이다. 국내에 아직 비교대상이 없지만 일본증시에 이미 상장된 부동산 디벨로퍼들의 평균 주가수익비율은 14.37배로 SKD&D의 예상 주가수익비율은 이보다 낮은 수준이다.
앞으로 SKD&D의 주가 상승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SKD&D 주가가 일본증시 부동산디벨로퍼 수준인 주가수익비율 14~15배까지 상승할 경우 시가총액은 3500억 원을 넘어선다. 이 경우 최 부회장의 지분가치는 1천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