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부산시장이 네이버 데이터센터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데이터 서비스 인프라를 갖췄고 전력 수급에 유리한 점 등을 내세운다.
 
오거돈, 네이버 데이터센터 유치전에서 부산 승리 자신 보여

오거돈 부산시장.


12일 부산시에 따르면 오거돈 시장은 부산 미음산업단지에 있는 글로벌데이터센터 시범단지에 네이버 데이터센터 유치를 추진한다.

데이터센터는 각종 데이터를 보관하는 서버 등 장치들이 대량으로 들어서는 시설이다.

네이버는 23일까지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데이터센터 부지 제안서를 접수한다고 12일 밝혔다.

부산시 관계자는 “강서구 미음산업단지에 있는 글로벌데이터센터 시범단지의 여유부지에 네이버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겠다”며 “네이버 관계자들과 협의하고 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춘천시에 데이터센터 ‘각’을 설립한 뒤 새로운 데이터센터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최근 경기도 용인시가 주요 후보지로 떠올랐지만 주민 반대로 무산됐다. 

네이버 제2 데이터센터는 사업비 5400억 원, 부지 13만2230㎡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로 예정됐다.

오 시장은 부산시가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비교해 네이버 데이터센터 유치에 여러 강점을 지녔다고 보고 있다.

부산시는 다른 나라와 데이터를 주고받기 유리한 곳이다. 

현재 국내와 연결된 통신용 해저케이블 가운데 90%가량이 부산시에 밀집해 있다. 이 케이블로 전송된 데이터들은 'IX(Ineternet Exchange)노드' 라는 중간기점을 통해 각 지역으로 전송된다. 

한 데이터통신업체 관계자는 “데이터센터가 다른 나라와 데이터를 송수신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IX노드를 거쳐야 하는데 IX노드는 부산시와 서울시에만 있다”며 "IX노드로 향하는 거리가 멀수록 통신비용이 늘어나 부담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최근 글로벌 서비스에도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 만큼 해외 데이터 송수신에 이점을 지닌 부산시가 데이터센터 유치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부산시는 전력 수급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다고 강조한다.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기를 소비한다. 네이버가 춘천시에 설립한 데이터센터 ‘각’은 춘천시 전체의 연간 전기 소비량 가운데 7.5%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 관계자는 "고리 원자력발전소 등 원전들이 밀집해 있어 전력을 많이 소모하는 데이터센터에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부산시의 이런 이점들을 극대화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관련 규제 개선에도 앞장서고 있다.

부산시는 10일 데이터센터 관련 규제 개선책을 발표했다. 2018년 9월 개정된 건축법 시행령에 따라 데이터센터에 조경시설 조성이 의무화됐는데 시 조례를 개정해 산업단지 안에서는 데이터센터에 조경시설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도록 개선한 것이다.

부산시는 조례 개정에 따라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건립에서 많은 부담을 덜 것으로 본다.

이미 LGCNS와 마이크로소프트, BNK금융그룹 등 여러 기업들이 부산시 미음산업단지에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데이터센터가 부산시에 밀집하게 되면 지역 중소기업들이 정보통신기술 분야에서 대기업과 협업할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며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효과도 기대된다”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