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필터의 교체주기 등을 표시하는 공기정화설비 관리방안을 마련하기로 하면서 공기청정기 필터시장의 과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크린앤사이언스의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5일 증권업계와 정부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교육시설·복지시설·다중이용시설 등에 설치된 공기정화설비 관리목록 지침이 올해 안에 마련되면서 공기청정기 필터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 정부가 공기정화설비를 관리하기 위한 확인 목록을 마련한다. <국민권익위원회> |
국민권익위원회 관계자는 "관리방안이 마련되면 공기청정기 등 공기정화시설에 필터교체와 세척, 환기, 설치위치, 작동 등에 관해 항목별로 관리주기와 담당자를 명시하게 된다"고 말했다.
크린앤사이언스 관계자는 “크린앤사이언스는 주요 공기청정기 판매기업에 필터를 공급하고 있다”며 “정부 정책에 따라 필터 교체주기를 명확히 표시하게 되면 기존보다 필터 교체수요가 늘어 크린앤사이언스의 실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린앤사이언스는 자동차·산업·공조용 여과지와 필터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삼성전자, 코웨이, 위닉스, 교원, 샤프 등에 공기청정기 필터를 공급한다. 판매용 공기청정기 필터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정부가 공기정화설비 의무 도입대상을 늘리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점도 크린앤사이언스에 긍정적이다.
입법절차를 거쳐 실내공기질 관리법 적용대상을 연면적 430
m2 미만의 어린이집까지 확대하기로 하면서 의무적으로 공기정화설비를 마련해야 하는 곳이 늘어난다. 어린이집을 예로 들면 전체의 86%가 새롭게 공기청정기를 설치해야 한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6월28일 2차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에서 “초등학교 돌봄교실과 노인요양시설 등에 공기청정기 설치를 앞당겨야 한다”며 “추가경정예산안의 조속한 처리를 국회에 거듭 요청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4월25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1차 추경안에는 실내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신규 공기청정기 설치, 공기정화설비 보수 등에 모두 1654억 원을 투입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민간차원에서도 공기청정기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이정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공기청정기는 계절용품에서 생활필수품으로 변하고 있다”며 “에어컨 등 다른 백색가전의 보급률이 약 80%인데 3월 기준 공기청정기 보급율이 46%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공기청정기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공기청정기 보급률이 일정 수준에 도달해도 필터는 지속적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기청정기 필터시장은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크린앤사이언스는 늘어나는 공기청정기 필터 수요에 맞춰 3월 180억 원을 투입해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건설이 완료되면 생산능력이 이전보다 약 7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주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크린앤사이언스가 중장기적 성장동력을 확보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