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을 찾아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정치적으로 풀어나가기 위한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관련 문제에 적극 나설 뜻을 보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도 북한과 중국의 관계를 더욱 발전하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다만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서는 중국과 북한매체의 보도에 온도 차이가 나타났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평양 금수산영빈관에 들어오고 있는 모습을 조선중앙TV가 2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
시 주석은 20일 평양 목란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주최로 열린 환영식사 연설에서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은 여러 사람이 바라고 지지한 대세”라고 말했다고 중국 신화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평화로운 대화의 기치를 높여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 번영에 더욱 크게 공헌하자는 데 (김 위원장과)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2019년이 북한과 중국의 수교 70주년인 점을 근거로 들어 두 나라의 우의를 앞으로도 이어가야 한다는 점도 앞세웠다.
김 위원장도 시 주석의 북한 방문을 통해 북한과 중국의 우호관계가 더욱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은 이전처럼 중국과 나란히 서서 친선 협력의 새 장을 쓸 것”이라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은 환영식에 앞서 열린 정상회담에서도 국제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면서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북한과 중국의 관계를 더욱 깊게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1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은 회담에서 한반도 정세를 비롯한 국제문제와 지역현안을 놓고 의견을 폭넓게 교환했다. 두 나라의 전략적 의사소통을 확대하면서 고위급인사 등의 교류 확대에도 합의했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의 방문은) 북한과 중국 친선의 불변성과 불패성을 세계에 과시하는 결정적 계기”라며 “새 활력기에 들어선 두 나라의 친선관계를 더욱 굳건하게 발전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의의”라고 평가했다.
다만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된 북한과 미국의 대화문제를 논의했다고 중국 CCTV가 20일 전했지만 조선중앙통신은 이 내용을 보도에 포함하지 않았다.
CCTV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인내심을 갖추고 미국과 대화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시 주석은 북한의 안보와 발전을 힘이 닿는 한 돕겠다고 화답했다.
이를 놓고 김 위원장이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에서 시 주석과 나눈 대화내용을 북한매체를 통해 알리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 주석을 통해 미국에 메시지를 따로 전하려 한다는 분석도 있다. 시 주석은 28~29일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 삼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난다.
시 주석은 21일 북한과 중국의 친선 상징인 ‘북중 우의탑’을 참배한 뒤 1박2일 일정을 마치고 중국으로 귀국했다.
그는 우의탑을 참배한 자리에서도 “우리는 반드시 북한과 중국의 우의를 대대로 이어 두 나라의 사회주의사업 발전을 이뤄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신화통신이 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