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회사 등 이른바 메르스 수혜주가 증시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테마주에 휩쓸려 투자에 나서는 것이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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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문섭 진원생명과학 연구소장 |
2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1.13% 하락하며 2080선이 무너졌다. 하지만 의약품업종지수는 홀로 2.53%나 상승했다.
이틀 연속 떨어진 코스피지수가 무색하게 의약품지수는 이틀 연속 올랐다. 소위 메르스 수혜주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바이오 의약품을 개발하는 진원생명과학의 경우 지난달 20일 메르스 환자발생 소식이 전해진 이후 이날까지 9거래일 가운데 8거래일이나 주가가 상승했다. 이 가운데 5거래일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진원생명과학 주가는 152%나 급등했다.
진원생명과학은 지난달 27일 “관계사 이노비스와 메르스를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DNA백신을 개발하기로 공동연구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혀 주가에 불을 붙였다.
이날 증시에서 진원생명과학 외에도 현대약품(15.00%), 한올바이오파마(14.98%), 영진약품(14.97%), 삼일제약(14.93%), 슈넬생명과학(14.90%), 녹십자(14.82%), 국제약품(14.82%) 등 백신·치료제 관련 주식들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마스크를 생산하는 윌비스(14.89%), 소독제 제조사인 백광산업(14.98%), 살균방역 약품 조달회사 넬바이오텍을 자회사로 거느린 체시스(15.00%)까지 이날 상한가 차트는 메르스 관련주들이 휩쓸었다.
메르스 사망자와 3차 감염자 발생 등 메르스 공포가 확산될수록 메르스 관련 수혜주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메르스는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와 있지 않다. 현재 메르스 수혜주로 급등한 종목 대부분이 메르스와 직접 관련이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르스 치료제와 직접 관련이 있는 기업들은 거의 없다”며 “치료제 개발에 들어간다고 해도 언제 실적으로 나올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과거 사스나 신종플루가 창궐했을 때도 일부 종목이 수혜주로 지목돼 급등했으나 일시적 현상이었다”며 “메르스 수혜주 역시 실적과 펀더멘탈을 봐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원생명과학의 경우 지난해 10월경에도 에볼라 수혜주로 분류돼 11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적이 있다. 주가는 5779원에서 1만5085원까지 161%나 올랐으나 이후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10월 말 7955원까지 떨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