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마이크로LED 제품의 원가를 낮추기 위한 기술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마이크로LED는 기존 LCD나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의 단점을 최소화하는 차세대 기술이지만 고가의 생산비용이 양산의 가장 큰 걸림돌이어서 가격 경쟁력을 먼저 확보하는 곳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마이크로LED 가격 경쟁력 확보 위한 기술경쟁 치열

▲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 사장(오른쪽), 권봉석 LG전자 MC/HE사업본부장 사장.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마이크로LED 기술을 기반으로 만든 제품을 잇달아 공개하면서 차세대 디스플레이시장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다만 일반인이 구매하기 힘든 높은 가격 탓에 시장에서 의미 있는 수요를 확보하기 쉽지 않아 적극적 연구개발(R&D)을 통해 원가를 낮추는 데 힘쓰고 있다.

마이크로LED는 초소형 LED를 광원으로 사용해 백라이트와 컬러필터가 필요 없는 기술이다. 모듈 방식으로 패널을 분리, 결합할 수 있어 화면 크기와 비율, 해상도 등을 조절하기 쉽고 내구성과 전력효율 등에서도 올레드나 LCD를 앞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LED시장에 가장 먼저 진입한 기업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LG전자의 올레드 TV에 맞서기 위해 2017년 마이크로LED 개발을 시작해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LED TV '더 월'을 출시한 뒤 최근 292인치 초대형 마이크로LED 홈 시네마 디스플레이 ‘더 월 럭셔리’의 출시도 예고했다.

그러나 ‘더 월’ 시리즈는 초고가의 제품으로 원하는 고객에 한해 주문생산 방식으로 출시되고 있다. 신제품 ‘더 월 럭셔리’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1억5천만 원에서 3억 원 수준이거나 이보다 더 높게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베트남 생산공장에서 마이크로LED TV의 양산체제를 갖추고 마이크로LED공정 기술의 효율화를 통해 가격을 낮추는 것을 꾀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반도체 후공정 기술을 적용해 LED칩을 패널에 연결하는 ‘본딩 와이어’를 제거함으로서 양산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전략을 짰다.

마이크로LED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초소형 반도체를 로봇으로 패널에 박는 작업 과정을 거쳐 하는데 삼성전자는 반도체의 전공정과 후공정 기술력을 모두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마이크로LED 양산기술 개발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 

LG전자는 마이크로LED 시장의 후발주자이지만 지난해 최대 크기의 마이크로LED 제품을 출시해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유럽 가전 전시회 ‘IFA 2018’에서 업계 처음으로 173인치 마이크로LED 제품을 공개했다.

최근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시회 ‘인포콤 2019(InfoComm 2019)’에서 50마이크로미터(µm) 이하 초소형 LED 소자를 배열해 만든 132인치 마이크로LED 사이니지도 선보였다.

LG전자도 마이크로LED의 양산 기술력을 높여 원가를 절감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초 캐나다 마이크로LED 설계기업 ‘뷰리얼(VUEREAL)’에 56억 원가량을 투자해 지분 12%를 확보했다. 

뷰리얼은 마이크로LED 설계 분야에서 차별화한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으로 최근 자체적으로 개발한 LED 정렬 통합 프로세스를 통해 3만개의 LED 픽셀을 탑재한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 이미 샘플 수주도 받고 있다.

뷰리얼이 개발한 통합 프로세스를 활용하면 마이크로LED 공정 과정에서 수율을 높은 수준으로 향상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양산 과정에서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레자 차지 뷰리얼 CEO는 올해 안에 더 많은 마이크로LED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까지 두 회사가 협업해 생산한 제품은 없지만 LG전자는 앞으로 뷰리얼과의 기술 협업을 통해 마이크로LED 양산 기술역량을 꾸준히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LG전자 관계자는 “마이크로LED 제품을 원하는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에 당장 시장에 제품을 출시하는 것보다 관련 기술력을 확보하면서 진출시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