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공모·상장리츠에 발을 들이면서 부동산금융을 강화하고 있다.
은행에 치우쳐 있는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계열사 사이 시너지를 활용해 경쟁이 치열한 부동산금융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해 힘쓰고 있다.
NH농협리츠운용은 14일 국토교통부에 영업인가를 신청하고 부동산재간접리츠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NH농협리츠운용 관계자는 “국토부에서 2주 정도 검토를 거친 뒤 28일쯤에 인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상장리츠를 위한 설립한 부동산투자회사 이름은 엔에이치공모상장제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라고 말했다.
부동산투자회사법 제9조는 부동산투자회사가 부동산의 취득·관리·개량 및 처분, 부동산개발사업, 부동산의 임대차, 증권의 매매 등의 업무를 하려면 국토교통부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부터 리츠를 통해 부동산금융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지난해 7월 기자간담회에서 “농협의 내부와 외부 우량부동산을 활용한 농협 고유의 리츠모델을 만들어 부동산금융에서 주도권을 잡겠다”고 말했다.
NH농협금융지주의 수익구조가 은행에 집중된 만큼 부동산금융 통해 수익구조를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NH농협금융지주 안에서 은행부문 순이익 비중은 84.6%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포인트 높아졌다.
금융지주들은 은행 중심의 수익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수합병, 신사업 진출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김 회장은 올해 3월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던 부동산신탁업 예비인가에서 탈락하면서 리츠에 더욱 힘을 실었다.
NH농협금융지주 계열사인 NH투자증권과 NH농협리츠운용을 통해 부동산금융 역량을 합쳐 부동산재간접리츠 개발에 나섰다.
NH농협리츠운용은 NH투자증권에서 보유한 서울스퀘어, 삼성물산 서초 사옥과 N타워, 삼성SDS타워의 수익증권을 부동산재간접리츠의 기초자산으로 삼았다.
올해 1월 NH농협리츠운용에서 1호 사모리츠를 내놓을 때는 수의계약을 통해 발굴한 업무용빌딩을 기초자산으로 삼았는데 이번에는 NH농협금융지주 계열사 사이 시너지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김 회장은 이번 부동산재간접리츠를 시작으로 NH농협금융지주 계열사들이 보유한 유휴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한 리츠를 꾸준히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
자본시장에서 리츠가 새로운 투자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과 중국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고 안정적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리츠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5월 모집규모 300억 원인 신한알파강남리츠는 정식 판매에 들어간 지 5분도 안 돼 모집을 마쳤다.
김 회장은 부동산재간접리츠의 흥행을 위해 상장주관사를 선정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번 부동산재간접리츠 출시에 힘을 보탠 NH투자증권이 주관사를 맡을 것으로 보이지만 흥행을 위해 복수 증권사를 주관사로 선정할 수도 있다.
NH농협리츠운용 관계자는 “아직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기 않았다”며 “7월 말 공모 희망가격을 결정하고 9월 수요예측 및 청약, 10월 매매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