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그룹 일감 몰아주기 관련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수석부회장은 1년 넘도록 진행되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의 끝이 보여 앞으로 훨씬 가벼운 경영적 발걸음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끝나면 미래에셋대우 발행어음사업 심사가 재개될 뿐 아니라 종합투자계좌(IMA) 등 새로운 사업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전원회의에 올릴 계획을 세워두고 현재 미래에셋그룹 일감 몰아주기 관련 심사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공정위 조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미래에셋그룹에 내릴 징계 등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지만 조사결과가 조만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9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미래에셋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 조사를 2~3개월 안에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는 2017년 11월 금융당국에 발행어음사업을 위한 단기금융업 인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미래에셋그룹 일감 몰아주기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1년이 넘도록 심사를 보류해왔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미래에셋그룹 일감 몰아주기 조사가 조만간 끝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래에셋대우가 ‘제4호 발행어음 사업자’에 오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발행어음 사업자 선정 자체는 공정위 징계 여부와 무관하게 이뤄진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의 초대형 종합금융투자회사(IB)가 만기 1년 이내로 자체 신용에 따라 발행하는 어음이다.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투자금융(IB)사업에 힘을 실어줄 수 있어 초대형 종합금융투자회사들에게 '핵심사업'으로 꼽히기도 한다.
현재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3곳이 발행어음시장에 진출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 부회장은 발행어음 심사가 재개되길 손꼽아 기다려왔다.
최 부회장은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 모두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며 "1년 넘게 일감 몰아주기 조사를 받고 있는데 성실하게 대응하고 있고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결과가 나오면 인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결과가 나오면 최 부회장은 새로운 사업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진출할 수 있다.
최 부회장은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뒤 종합투자계좌사업에 진출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종합투자계좌는 고객의 원금을 보장해주면서 은행 금리 이상의 수익을 지급할 수 있는 통합계좌다. 은행 예금처럼 안정적인데 금리도 높아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종합투자계좌사업을 위해 증권사가 갖춰야 할 자기자본 요건은 8조 원 이상이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미래에셋대우만 종합투자계좌사업을 벌일 수 있는 셈이다.
미래에셋대우는 발행어음을 건너뛰고 종합투자계좌사업을 시작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뒤 본격적으로 종합투자계좌사업 준비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는 1년이 넘도록 공정위 조사결과를 기다리며 새로운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웠던 상황”이라며 “공정위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발행어음은 물론 종합투자계좌사업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미래에셋그룹 계열회사들이 '미래에셋컨설팅'에 수익을 몰아줬다고 의심해 조사를 시작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비상장회사로 미래에셋그룹의 계열회사가 부동산펀드를 통해 투자자의 돈을 모아 개발한 호텔, 골프장 등을 임대해 관리한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일가가 전체 지분의 91.9%를 보유하고 있다.
현행 법에 따르면 자산 5조 원 이상의 대기업집단에서 총수 일가 지분이 20%를 초과하는 비상장회사가 200억 원 이상 또는 연 매출의 12% 이상을 내부적으로 거래하면 규제대상이 된다.
공정위는 이 혐의와 관련해 2018년 5월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컨설팅 등의 현장 조사를 진행했고 2019년 3월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생명 등을 추가 조사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