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금호타이어노동조합 허용대 대표지회장(왼쪽)과 김창규 금호타이어 사장이 지난 1월 2014년 단체교섭 약정서를 교환하며 악수하고 있다. |
금호타이어가 올해 임금협상을 시작했지만 올해 역시 타결까지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지난해 임금과 단체협상 타결까지 8개월이 걸리는 등 심각한 노사갈등을 겪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이번 임금협상이 워크아웃 졸업 뒤 첫 임금협상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하지만 회사는 올해 1분기 실적부진을 들어 이런 기대를 낮추려고 한다.
28일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노사는 27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6월부터 임금협상에 들어간다.
노조 는 올해 기본급 8.3% 인상과 성과급 지급, 정년연장, 연월차와 수당 복원, 인원충원 등을 회사에 요구하려고 한다.
김창규 금호타이어 사장은 상견례 첫 대면에서 “상황이 좋지 않다”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조에 협조를 구한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달에도 노조를 상대로 경영설명회를 열어 타이어업황이 어려운 만큼 힘을 합쳐 어려움을 이겨나가자고 강조했다.
노조는 김 사장에게 “워크아웃 졸업 이후 조합원들이 임금이 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올해 교섭이 원만하게 잘 풀리려면 예민한 상황들은 상층부에서 결단을 내려주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말하는 상층부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가리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 회장은 지난해 파업 등의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를 들어주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적이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회사가 지난해 양호한 실적을 내고도 성과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에 실적에 맞게 성과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올 1분기 국내 타이어 3사 가운데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12%, 영업이익은 48.5%나 감소했다. 공급과잉과 환율여건 악화 등 금호타이어를 둘러싼 영업환경도 좋지 않아 당분간 실적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노조의 기대치와 회사의 실적이 엇갈리면서 올해도 지난해처럼 노사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지난해 임금과 단체협상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5월 협상을 시작해 최종 타결까지 8개월이 걸렸다. 핵심쟁점이던 도급화 문제에 대한 접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임단협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한 달 만에 금호타이어 노조 조합원 한 명이 분신자살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노조는 이 사건을 계기로 회사에게 도급화 정책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며 다시 파업에 들어갔다.
노사갈등은 김창규 사장이 도급화를 철회하기로 하면서 일단락됐다.
올해 금호타이어의 단체교섭은 임금인상률과 성과금 등 임금협상 부분만 예정돼 있다. 지난해 타결한 단체협약은 2년마다 하도록 돼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