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를 두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결국 내 편과 네 편을 갈라치는 정치를 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가 우리 사회를 또 다시 분열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겉으로는 통합을 내걸지만 실제로는 균열을 바라고 갈등을 부추긴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4일 국가유공자·보훈가족과 오찬행사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손을 맞잡은 사진을 수록한 책자를 나눠준 일에 놓고 “인간의 기본적 도리마저 저버린 모습”이라며 “저라도 그분들께 대신 사과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64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김원봉 선생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광복군에 편입되어 민족의 독립운동역량을 집결했다”며 “그 힘으로 영국군, 미국 전략정보국과 함께 국내 진공 작전을 준비하던 중 광복을 맞았다”고 말했다.
김원봉은 조선의용대를 조직하고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합류하여 독립운동을 펼쳤으나 북한으로 월북해 조선인민공화당 중앙위원회 위원장,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한 이력 때문에 독립유공자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바른미래당도 문재인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에게 국민통합의 의지가 있는지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김원봉은 김일성으로부터 6·25 공훈자 훈장까지 받은 사람”이라며 “문 대통령은 6·25 전쟁에서 희생된 분들을 추모하는 자리에서 이런 사람을 좌우통합의 모범으로 인정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의 발언이 그 취지에도 불구하고 사회통합에 역행하고 있다”며 “대통령은 자기 신념을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고 통합을 지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도 “김원봉이 국군의 뿌리라고 하는 것은 전두환이 민주당의 뿌리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며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희생된 국군장병 유가족들이 받을 상처를 먼저 생각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금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