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사의 임금협상이 노사의 의견차이가 커 첫 발조차 떼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임금 요구안을 전달하고 상견례를 열어 협상을 시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는 생산직 노조와 사무직 노조 교섭을 분리해야 한다며 협상테이블에 나오지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사 임금협상, 첫 발도 못떼고 갈등  
▲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왼쪽)과 정병모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특히 회사는 임금협상 범위를 벗어나는 노조의 요구안에 대해서 교섭범위가 될 수 없다며 교섭거부 의사를 나타내 노조와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은 28일 회사 소식지를 통해 노조에 요구안 수정을 요구했다. 임금협상에서 교섭대상이 될 수 없는 사안들이 노조의 요구안에 올라있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성과연봉제 폐지, 고용안정협약서, 사내하청노동자 처우 개선 등은 회사의 경영권과 인사권에 대한 사항이거나 회사에 결정권한이 없는 사안”이라며 “임금협상에서 당해 연도의 임금조정만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 임금협상과 단체협약을 했기 때문에 올해 임금협상만 진행한다. 통상 단체협약은 2년에 한 번씩 하고 임금협상은 매년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단체협약을 타결했는데 노조가 단체협약에서 다뤄야 할 노후연금 현실화, 선택적 복지제도 도입 등을 요구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 노조는 “교섭하기 전부터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노조 설명을 듣지 않고 회사가 자체적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노조는 특정항목을 제외하라는 회사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여 올해 험난한 노사 임금협상이 예상된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의 경우 5월14일에 상견례하고 임급협상을 개시했지만 올해 임금협상을 아직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임금협상 출정식을 열고 5월19일 상견례를 위해 교섭장에 나갔으나 회사는 응하지 않았다. 노조는 26일까지 3차례 교섭장에 나섰으나 상견례는 이뤄지지 않았다.

회사는 생산직 노조와 사무직 노조는 근무조건 등이 달라 교섭을 단일화할 수 없다며 임금협상에 나서지 않고 있다. 회사는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교섭분리를 신청했다.

노조는 올해 생산직 노조와 사무직 노조에 대해 통합 임금협상을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과장급 이상 사무직들은 대규모 희망퇴직에 반발해 올해 사무직 노조(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일반직지회)를 설립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