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영향으로 모바일반도체 수요가 줄어들며 실적에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메모리반도체 재고가 지나치게 늘어난 상황이라 무역분쟁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더라도 SK하이닉스가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일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반도체업황 회복과 가격 안정화가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며 "SK하이닉스가 실적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를 기존 9천억 원에서 7천억 원으로, 4분기 전망치를 1조1천억 원에서 4천억 원으로 낮춰 잡았다.
무역분쟁으로 IT업황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스마트폰업체를 포함한 전자기업들이 제품 생산을 축소해 반도체 수요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영건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미중 무역분쟁으로 D램 재고 증가가 더욱 심각해졌다"며 "애플 아이폰의 판매 부진으로 낸드플래시시장에서 경쟁도 더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정부는 중국 화웨이를 상대로 한 제재조치 등으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긍정적 방향으로 타결된다면 IT업황도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미국 무역분쟁 타결이 곧 반도체업황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무역분쟁이 벌어지는 동안 메모리반도체 재고가 계속 쌓이고 있어 SK하이닉스가 오랜 후유증을 겪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미중 무역 분쟁으로 메모리반도체 수요 개선이 더욱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4분기까지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2019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7조940억 원, 영업이익 3조2130억 원을 볼 것으로 추정됐다. 2018년과 비교해 매출은 33%, 영업이익은 84.6% 줄어드는 수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