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 기자 hyunjulee@businesspost.co.kr2019-05-30 15: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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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저축은행이 육류담보대출 시장에 진출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한국투자금융지주의 100% 자회사다. 자산 기준으로 SBI저축은행, OK저축은행에 이어 업계 3위에 올라 있다.
▲ 권종로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이사 사장.
권종로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이사 사장은 육류담보대출을 시작으로 부동산 관련 기업대출에 쏠린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30일 한국투자저축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준비한 육류담보대출상품을 최근 들어 취급하기 시작했다.
육류담보대출은 육류 유통업자가 창고에 보관하고 있는 냉동육을 담보로 삼아 대출을 받는 상품이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이 육류담보대출 상품을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육류담보대출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2018년 하반기부터 육류담보대출 상품 개발과 리스크 관리를 전담하는 부서를 별도로 꾸려 준비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 부서는 육류담보대출 관련 경력이 있는 팀원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앞으로도 육류담보대출 관련 업무를 담당하기로 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 관계자는 “동산담보대출을 늘려가는 과정에서 대출상품을 다양화하기 위해 육류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부동산 관련 기업대출에 쏠려 있는 수익구조를 다각화하는 차원에서 육류담보대출 상품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경기 하강으로 부동산 관련 기업대출의 비중이 높은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성장세가 부쩍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2018년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561억 원을 냈다. 2017년(646억 원)보다 13.2% 줄었다.
1분기 순이익도 105억 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절반가량 감소했다.
권 사장은 올해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부동산금융으로만 성장세를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다른 수익원을 강화하는 데 힘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표이사에 오르기 전 리테일사업본부장으로 일했던 만큼 육류담보대출을 시작으로 한국투자저축은행의 리테일부문을 강화하는 데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육류담보대출은 2016년 여러 금융회사들이 사기에 휘말려 큰 손실을 입었을 만큼 리스크가 큰 상품이다. 금융회사들이 육류담보대출상품 출시를 자제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육류담보대출 사기로 회수하지 못한 대출금액이 동양생명은 3803억 원, 화인파트너스는 676억 원, 애큐온저축은행은 354억 원, 효성캐피탈은 268억 원, 한화저축은행은 179억 원, 신한캐피탈은 170억 원 등으로 파악됐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다른 금융회사들이 육류담보대출시장에 나서기 어려워한다는 점을 오히려 기회로 삼았다. 육류담보대출 수요는 늘어나고 있는 반면 공급은 거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육류담보대출 사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 ‘이중담보’ 문제를 보험에 가입해 해결하고 전담부서의 리스크 관리역량을 강화해 위험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한국투자저축은행 관계자는 “육류담보대출 상품의 리스크가 크다는 점을 감안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오랜 시간 준비하며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 특별히 신경썼다”며 “육류담보대출 비중을 급격하게 늘릴 계획이 없어 크게 위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