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시스템이 중국시장에서 매출 반등을 위해 현지 완성차기업을 고객으로 삼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온시스템은 중국에 진출한 현대자동차그룹, 포드, 폴크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기업에 부품을 공급해왔는데 이 기업들이 중국 정부의 정책에 따라 실적 부침이 잦은 만큼 중국 완성차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해 안정적 실적 기반을 다지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29일 한온시스템에 따르면 합작 파트너인 중국남방공업그룹이 중국 완성차기업를 고객사로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중국남방공업그룹은 자회사로 장안자동차그룹, 장성기차, 장안포드, 장안마쯔다 등 자동차 브랜드를 여러 곳 두고 있다.
중국시장은 매출의 15% 가량을 차지해 아직 비중이 크지 않지만 고객사 확대를 통해 매출을 크게 늘릴 여지가 많아 한온시스템이 공을 들이는 곳이다.
한온시스템 관계자는 “다양한 중국 완성차기업과 꾸준히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온시스템은 고객사 확보를 위해 중국 기업과 조인트벤처(합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정부가 사업에 관여하는 일이 빈번해 현지사업체와 합자회사를 맺어야 사업을 추진하는 게 수월하기 때문이다.
한온시스템은 최근 중국 충칭에 공장을 세울 때에도 충칭건선모터기전과의 협업이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한온시스템은 충칭건설모터기전과 지분을 50%씩 나누는 방식으로 합작회사를 세웠다.
한온시스템은 앞선 2017년 중국남방공업그룹의 손자회사인 충칭건설모터기전과 합자회사를 설립하며 이 회사와 연결고리를 마련했다.
한온시스템은 이미 중국에서만 10여 곳 회사와 조인트벤처를 맺고 있다.
더구나 한온시스템은 최근 완공한 충칭공장을 포함해 중국 내에 모두 15곳 공장을 두고 있어 더 많은 고객사에 대응할 수 있는 생산능력도 갖췄다.
23일 충칭공장 준공식을 진행하고 곧바로 컴프레서 양산에 들어갔는데 이 공장은 연간 100만대 이상의 컴프레서를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컴프레서는 자동차의 난방과 환기, 냉방 등 공조 시스템에 사용되는 부품이다.
한온시스템은 고객사 확보에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공조시스템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데다 전기차에도 대응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중국 자동차기업들은 최근 전기차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성민석 한온시스템 대표집행임원은 충칭공장 준공식에서 “충칭공장은 중국 시장의 핵심기지로 전략적 거점이 될 것”이라며 “충칭공장을 통해 다변화된 고객들에게 한온시스템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유독 중국에서만 부진한 실적을 냈다. 국내, 북미, 유럽, 기타 지역에서 매출이 모두 늘었는데 중국에서만 매출이 9.1%가량 줄었다.
증권가는 지난해 한온시스템이 중국에서 부진한 실적을 낸 이유로 중국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의 판매 부진을 꼽았다.
현대차그룹은 사드보복 뒤 지금까지 실적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포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중국에서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폴크스바겐은 새 배출가스 인증문제로 자동차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한온시스템이 그동안 중국에서 부진한 실적을 낸 것은 주요 고객사의 판매 부진이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