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물러나기로 결정하면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김성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7일 “메이 총리가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사퇴를 발표하면서 시장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차기 총리의 성향과 협치능력이 리스크로 떠오르겠지만 메이 총리체제와 비교해 불확실성은 감소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메이 총리는 24일 “6월7일 보수당 대표에서 물러나 후임 선출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6년 총리로 취임한 지 약 3년 만이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를 이뤄내기 위해 유럽연합과 협상안을 영국 의회에서 통과시키려 힘썼다. 하지만 협상안은 영국 하원 의회에서 3차례 부결되면서 원래 올해 3월29일 예정됐던 브렉시트는 10월31일로 미뤄졌다.
김 연구원은 “영국 보수당 내부에서 브렉시트 자체보다는 메이 총리를 향한 반감으로 무조건 반대하고 있는 의원 수는 90~100명 정도로 추산된다”며 “메이 총리의 사퇴로 일부 의원들이 브렉시트 찬성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예상했다.
그는 “2일 영국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영국 노동당도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만큼 두 정당 사이의 브렉시트 협상 가능성도 역시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딜 브렉시트는 영국이 유럽연합과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을 탈퇴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영국 집권당인 보수당이 7월20일까지 후임 총리를 선출하기로 한 가운데 브렉시트 옹호론자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유력한 차기 총리로 거명되고 있다.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은 당내에서 특별한 입지가 없는 만큼 메이 총리와 비교해 의회와 협상에 전향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 연구원는 “지금 시점에서 메이 총리의 사퇴가 차악 또는 차선의 선택인지 결론을 내리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다만 ‘노딜 브렉시트’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차기 총리의 협치능력과 앞으로 법안 통과 과정에어 불거질 정치적 불확실성은 채권시장 및 환율 약세의 재료로 작용할 것”이라며 “다만 메이 총리 내각 시절과 비교해 그 약세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