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공시지원금 상한액 33만 원을 6만 원대 요금제 가입자에게도 제공하기로 하면서 지원금 경쟁에 불을 붙였다.
KT와 SK텔레콤도 이런 움직임에 곧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지원금을 올리는 배경에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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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
LG유플러스는 22일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6과 LG전자 G4에 대한 단말기 지원금을 업계 최고수준으로 책정했다.
LG유플러스가 공개한 지원금 가운데 가장 주목을 끈 것은 최고 요금제뿐 아니라 6만 원대 요금제 (기본료 6만9900원)에도 지원금 상한액 33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LG유플러스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5만 원대 요금제와 4만 원대 요금제에도 역대 최고수준인 각각 28만 원과 23만 원의 지원금을 책정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LG유플러스의 이런 결정을 내린 배경에 주목한다.
특히 ‘가장 비싼 요금제에 가입해야 가장 많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기존의 요금질서가 무너진 점이 시사하는 부분이 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33만 원 지원금의 경우 판매대리점이 자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15%의 추가지원금을 더하면 갤럭시S6과 G4를 40만 원대에 살 수 있다는 얘기”라며 “고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진입장벽이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가 왜 이런 공격적 전략을 들고 나왔는지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우선 최근 이통3사가 모두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출시한 뒤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이 큰 폭으로 감소한 점이 이런 결정의 배경으로 꼽힌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음성통화와 문자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데이터만 사용할 목적이라면 굳이 비싼 최신형 스마트폰을 구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이런 움직임이 KT와 SK텔레콤으로도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며 고객들을 비싼 요금제로 끌어들이려는 기존의 양상이 변할 것으로 내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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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유플러스는 6만 원대 요금제에 가입한 고객에게도 삼성전자 갤럭시S6과 LG전자 G4 지원금을 상한액인 33만 원까지 제공한다. 사진은 LG전자 G4. |
데이터 중심 요금제의 경우 3만 원대 요금제 (3만9900원) 고객만 늘리더라도 현재보다 이통사들의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약정할인제도가 없어 이통사들이 책정한 요금이 고스란히 매월 수익에 반영된다”며 “현재 이통3사가 고객 1명에게 매월 거둬들이는 수익이 평균 3만6천 원 가량인데 3만9900원 요금제 고객만 늘어나도 이보다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계산이 선다”고 말했다.
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KT와 SK텔레콤도 이런 부분을 고려했을 터이지만 LG유플러스가 이 정도 수준의 공격적 전략을 펼치리라고 생각하지 못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고요금제에 가입해야만 높은 지원금을 받는다는 기조가 깨졌기 때문에 더 낮은 요금제에 제공하는 지원금도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