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이 증시상장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 나온다.
그러나 네이버와 라인은 이를 부인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 라인, 하반기 미-일 양국 증시 상장할까
블룸버그통신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이 이르면 올해 9월 이전에 도쿄와 뉴욕 증시에 동시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20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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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데자와 타케시 라인(LINE) 대표 |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라인은 최근 모간스탠리, 골드만삭스, JP모간 등 미국업체 3곳과 일본의 노무라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하고 물밑작업을 펼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9월 일본우정(우체국)의 기업공개(IPO)가 예정돼 있다며 라인은 일본우정과 일정이 겹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이보다 이른 시기에 상장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또 라인이 일본증시에만 상장해도 시가총액이 1조 엔(9조71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라인이 보여준 행보를 봤을 때 이번 블룸버그통신의 보도가 꽤 신빙성이 있다고 본다.
라인은 올해 4월 기준으로 월간 활성화 고객(MAU)이 2억500만 명을 넘어섰지만 페이스북 메신저(6억 명)나 왓츠앱(8억 명) 등 글로벌 경쟁업체와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
또 후발주자인 중국의 위챗과 바이버 등이 인도와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며 라인을 위협하고 있다.
반면 라인은 여전히 주요 활동무대가 일본, 대만 등 일부지역에 머물러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데, 라인은 그 재원을 기업공개로 마련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데자와 타케시 라인 대표도 올해가 라인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밝혔다.
그는 지난 4월 취임 뒤 가진 한 인터뷰에서 “아시아시장은 지역에 따라 스마트폰 보급률이 10% 수준인 곳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올해 1년이 승부를 낼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 네이버는 왜 라인 상장 부인하나
그러나 네이버와 일본 라인은 블룸버그통신의 이런 보도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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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진 네이버 의장 |
남지웅 네이버 대변인은 “기업공개도 여러 가지 옵션 가운데 하나인 것은 맞다”면서도 “상장 시기와 장소, 주식평가액 등은 현재까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코타 모모키 일본 라인 대변인도 “라인의 기업공개는 아직까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네이버와 라인이 상장을 계속 부인하는 것을 이해진 네이버 의장의 경영권 방어 문제와 관련지어 해석하고 있다.
이 의장이 보유한 네이버 지분은 4.6%로 관계인 지분까지 합쳐도 7.8%에 불과한데 라인이 상장될 경우 주주들의 입김이 더 거세질 것 뻔하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현재 라인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라인이 ‘차등의결권제도’를 도입해 일본과 미국증시에 상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차등의결권제도는 보유지분에 상관없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국내 상법은 이를 허용하지 않지만 일본과 미국에서 보편적 제도다.
차등의결권제도를 도입한 가장 대표적인 곳은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다. 설립자인 헨리 포드 일가가 소유한 지분은 불과 7%에 불과하지만 40%의 의결권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라인의 증시 상장설이 거듭 제기되는 것은 그 만큼 상장이 타당하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라며 “이데자와 타케시 신임 대표도 상장을 크게 부정하지 않은 만큼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관건은 이해진 의장의 네이버 보유지분이 매우 낮다는 점”이라며 “이 의장의 복심에 따라 구체적 상장일정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