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섭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이 에너지 효율화사업에 주력하기로 했지만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사업계획, 재정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내놓지 않아 속도를 못 내고 있다.
17일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김 이사장은 2019년 주력사업으로 에너지 효율화에 힘을 싣기로 했다.
▲ 김창섭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
김 이사장은 3월 산업통상자원부 출입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에너지정책 혁신 의지에 부응해 에너지 소비구조 혁신과 효율화시장 활성화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공단 관계자는 “올해 중점사업으로 에너지 효율화사업을 꼽을 수 있다”며 “산업부에서 상반기 안으로 국가에너지 효율혁신전략(KIEE)을 내놓으면 에너지공단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에너지 효율화사업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신기술을 에너지기기 및 설비에 접목해 수요를 관리하고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사업으로 산업부는 에너지 효율화를 새로운 에너지산업 먹거리로 삼고 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이 2018년 취임 때부터 에너지 효율화를 주요 신산업으로 꼽아 놓기는 했지만 구체적 사업계획이나 재정방안 등을 내놓지 않아 에너지공단은 에너지 효율화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산업부는 4월 제3차 에너지 기본계획을 발표할 때도 재생에너지사업과 달리 에너지 효율화사업과 관련해서는 산업, 건물, 수송 등 부문별로 자발적 협약, 고효율기기 보급, 에너지 관리시스템 확대 등 사업 추진방향만 제시하는데 그쳤다.
에너지공단의 2019년 에너지 효율화사업 예산도 줄어들었다.
에너지 이용효율 향상을 위한 2019년 사업 예산은 1187억3200만 원으로 2018년 사업비 1223억400만 원보다 35억7200만 원 감소했다.
에너지 이용효율 향상 사업비로 2015년 1507억4400만 원, 2016년 1583억7500만 원까지 투입됐지만 2017년 1378억1400만 원을 시작으로 점점 축소됐다.
김 이사장은 에너지공단의 사업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도 올해 에너지 효율화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는 일이 중요하다.
에너지공단은 2014년 이후로 계속 영업적자를 보고 있다.
2014년 영업적자 31억400만 원을 시작으로 2015년 96억7100만 원, 2016년 168억4900만 원, 2017년 100억2천만 원, 2018년 61억4400만 원 등 적자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부채비율도 2018년 153.42%로 2017년 59.95%에서 급격히 높아졌다.
김 이사장은 2018년 11월 취임하면서 “수집하고 가공한 각종 에너지 관련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 전문적이고 설득력 있는 정책을 제안하고 성과를 창출해 경쟁력 있는 기관으로 발전하겠다”며 “국내외에서 에너지정책 리더십을 발휘하는 조직이 되겠다”고 말했다.
공기업계 관계자는 "산업부에서 상반기안으로 에너지 효율 혁신전략을 내놓기로 했으니 기다려 봐야겠지만 구체적 사업과 예산이 확정되지 못하면 에너지 효율화사업의 진행이 쉽지 않을 수 있다"며 "원자력발전 문제가 얽혀있는 에너지 전환정책에 모든 관심이 집중돼 있어 에너지 효율화 사업이 또다시 등한시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