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 회장이 ‘초격차’ 상품 개발에 속도를 낸다.
서 회장은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화장품 브랜드마다 초격차 상품을 내놓으면서 올해 실적 반등을 추진하고 있다.
15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이 올해 3개 브랜드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화장품을 출시하면서 각 브랜드에서 1개의 초격차 상품을 출시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초격차 상품은 경쟁회사들이 모방할 수 없는 차이를 지닌 혁신상품을 말한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1월부터 아이오페의 ‘스템3 앰플’을 시작으로 라네즈 ‘크림스킨 미스트’, 이니스프리 ‘퍼스널 원크림’을 선보였는데 모두 빅데이터를 활용했다.
13일 출시한 이니스프리의 퍼스널 원크림은 피부 타입 및 고민, 제품 리뷰, 화장품 성분 데이터 등 모두 108만5870건을 분석해 개발된 수분크림으로 방대한 빅테이터를 활용한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아모레퍼시픽은 100만 건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퍼스널 원크림을 고객 피부에 맞춰 모두 20가지 종류로 출시했다.
고객들의 피부 고민을 민감성, 트러블 등 모두 5가지로 나눈 뒤에 피부 타입에 맞게 보습 수준을 4단계로 구분하는 등 정교한 자료를 활용했다.
올해 아모레퍼시픽의 첫 초격차 상품으로 꼽히는 아이오페 ‘스템3 앰플’도 4800여 명의 피부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발됐다.
라네즈의 ‘크림스킨 미스트’도 고객 의견을 반영해 다시 출시한 사례다.
이 제품은 2018년 출시했는데 고객들이 크림스킨을 미스트 병에 담아 사용한다는 후기를 많이 남기면서 아예 미스트 형태로 제품을 새롭게 만들었다. 미스트는 스프레이보다 가늘게 분사할 수 있는 제품을 말한다.
서 회장은 초격차 상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고객 분석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서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고객을 놓고 깊은 이해와 연구를 바탕으로 최초이자 최고의 세계 일류 상품, 남들은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이를 위해 2019년도 임원인사에서 디지털 혁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커머스 전문가로 꼽히는 박종만 전무를 영입해 'e커머스 디비전' 이라는 조직을 신설했다.
서 회장은 조직개편과 함께 "오늘날 화장품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디지털과 모바일이다"라며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다각도로 활용해 멀티 브랜드, 멀티 카테고리, 멀티 채널을 통해 전방위로 고객과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2017년 중국 정부와 사드(고고도미사일) 논란을 겪은 뒤로 실적이 악화하고 있어 이런 초격차 상품 개발이 절실한 상황에 놓였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19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6425억 원, 영업이익 2048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 영업이익은 26% 줄었다.
아모레퍼시픽은 과거에 쿠션팩트라는 초격차 상품으로 한 단계 도약한 만큼 올해도 이런 제품을 만들어 실적 악화 위기를 넘기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2011년 아모레퍼시픽의 전성기를 열어준 쿠션팩트는 해외 유명 화장품 브랜드들이 아모레퍼시픽에게 기술 전수를 요청했던 제품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초격차 제품으로 꼽히는 쿠션팩트로 성공경험을 했다"며 "초격차상품 출시를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