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NXC 대표이사가 회사를 매각하는 절차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넥슨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또 한 차례 미뤄졌는데 매물 규모가 막대한데다 인수 인수후보들의 막판 눈치싸움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넥슨 매각 본입찰은 일러야 5월 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15일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연기됐다.
본입칠을 진행하는 데 차질이 생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월21일 예비입찰 뒤 넥슨 매각을 공동주관하는 도이치증권과 모건스탠리는 애초에 4월 초 본입찰을 열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4월 중순 이후로 미뤄진 뒤 4월 말, 5월 초로 점차 늦어졌다.
업계는 다양한 요인들이 매각절차를 늦추는 것으로 바라본다.
우선 인수후보들이 인수구조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정주 대표는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포함한 NXC 지분 전량(98.64%)을 매물로 내놨다.
NXC는 넥슨(일본법인) 지분을 47.98% 들고 있는데 인수후보들은 NXC 지분만 사들여 넥슨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안과 공개매수조항을 적용해 일본 증시에 상장된 넥슨 지분을 모두 인수하는 선택지 가운데 하나를 고를 수 있다.
한때 김 대표가 게임부문만 분리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개매수조항이 강제로 발동해 인수에 필요한 자금이 17조 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김 대표가 NXC 당초 계획을 세웠던대로 NXC 지분을 모두 팔기로 하면서 공개매수는 선택사항이 됐다.
공개매수가 필수가 아닌데도 거론되는 이유는 넥슨 지분을 모두 확보한 뒤 지분가치를 더 높게 쳐주는 시장에 재상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금 회수가 일차적 목적인 사모펀드운용사들이 고려할 법한 방안이다.
다만 제한된 자금으로 넥슨 지분을 모두 확보하려면 김 대표에게 경영권 프리미엄을 비교적 적게 제시할 수밖에 없어 이에 대한 저울질에 시간이 드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밖에도 매물 규모가 막대한 점도 본입찰 연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NXC의 넥슨 지분만 놓고 봐도 7조 원이 넘게 필요하다. 본입찰 참가기업들은 인수대금을 마련할 방안을 NXC와 주관사들에 제출해야 한다.
인수후보로 거명되는 카카오는 2018년 12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이 2조 원을 조금 웃돈다.
카카오는 한국투자증권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는 16일과 17일 국내와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연다.
넷마블은 매각절차 초기에 중국 거대 정보통신기술기업 텐센트, 사모펀드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이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MBK파트너스가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면서 넷마블은 다른 방안을 찾아둬야 할 것으로 파악된다.
2018년 말 기준 넷마블이 단기에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은 2조 원 정도다.
넥슨의 적절한 기업가치를 산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도 매각절차가 늦어지는 이유로 거론된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등 장수 PC온라인게임을 통해 대부분의 매출을 올린다. 모바일게임부문은 약세라는 평가를 받는다.
4월 신규 지식재산권을 사용한 모바일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 ‘트라하’를 내놨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내고 있다.
‘토르’로 유명한 크리스 헴스워스를 기용하며 홍보활동에 힘을 쏟았으나 이 게임은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 게임 매출순위 14위에 머물러 있다.
같은 장르 게임인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과 넷마블의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리니지2 레볼루션’,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 등을 견제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이다.
넥슨 관계자는 본입찰 일정이 늦어지는 것을 두고 “매각은 본사에서 진행하는 관계로 일정 등을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NXC 관계자도 “매각과 관련해 확인해 줄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