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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충호 현대자동차 사장이 지난해 10월 '아슬란'을 선보이고 있다. |
현대자동차가 아슬란의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가격 인하라는 강수를 내놓았다.
현대차는 그동안 아슬란 판매를 늘리기 위해 여러 차례 할인을 진행했는데 한발 더 나아가 아예 가격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아슬란이 고급차시장을 노린 모델인 만큼 현대차의 잇따른 가격정책 변화가 아슬란 판매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아슬란, 가격인하 효과 있을까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아슬란 가격을 최저가격 기준으로 95만 원 내렸지만 이미 여러 차례 아슬란에 대해 할인을 진행했던 만큼 가격인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소비자가 여러 경로를 통해 원래 가격보다 400만~500만 원 이상 낮은 가격으로 아슬란을 구매할 수 있던 상황에서 가격이 95만 원 싸졌다고 판매량이 늘어날 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현대차는 올해 초부터 아슬란을 계속 할인해 판매했다. 이전 달까지 현대차를 보유한 고객이 아슬란을 구입하면 100만 원을 깎아줬다. 또 수입차를 보유한 고객이 아슬란을 사도 50만 원을 할인해 줬다.
재고는 할인폭이 훨씬 컸다. 현대차는 지난 2월 재고의 경우 300만 원, 매장에 전시됐던 차는 500만 원까지 할인했다. 3월에는 재고에 한정해 최대 800만 원대의 할인을 제공하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하위모델인 그랜저보다 가격이 낮아지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대차는 지금도 아슬란 재고에 대해 400만~500만 원의 할인을 적용하고 있다.
현대차의 가격정책 수정이 소비자의 구매 동기를 오히려 낮출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슬란을 두고 계속 큰 폭의 할인을 진행하고 차값 자체를 내리다 보니 아슬란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구매를 망설이거나 미룰 수 있다는 것이다. 아슬란을 제값주고 사면 바보라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줄 수도 있다.
이미 아슬란을 구매한 소비자들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다. 아슬란이 나온 지 반 년밖에 안 됐고 부분변경 모델 등 후속모델이 나오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아슬란은 현대차에서 에쿠스와 제네시스 다음에 위치한 고급모델이다. 하지만 이미 많은 할인을 진행하면서 아슬란의 이미지가 많이 나빠진 상황이다.
◆ 무늬만 가격인하 지적도
현대차가 실질적으로 가격을 내리지 않았으면서 가격인하 효과를 노린다는 지적도 일부에서 나온다.
현대차는 가격을 내리면서 기존 가장 하위 트림이었던 ‘모던’ 트림을 ‘모던 베이직’과 ‘모던 스페셜’로 나눴다. 가격을 내린 모델은 가장 하위 트림인 모던 베이직이다.
모던 베이직 트림에 기존 모던 트림에 장착됐던 앞좌석 통풍시트과 퍼들 램프 등이 빠졌다. 대신 70만 원짜리 옵션에 통풍시트 등을 포함해 선택할 수 있게 했다.
결국 가격을 인하한 것이 아니라 있던 기능이 없어져 가격이 내려간 셈이다. 모던 베이직 트림에 통풍시트 등이 포함된 옵션을 선택하면 기존보다 25만 원 정도 가격이 내려간 것으로 볼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