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금융지주와 대신금융그룹이 조만간 문을 여는 부동산신탁회사에 경쟁적으로 전문가 인재를 영입하며 조직의 틀을 잡아가고 있다. 

신규 부동산신탁회사들이 넉넉한 모회사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기존 증권업과 시너지 효과도 낼 수 있어 부동산신탁업계에 새로운 판도가 펼쳐질 것으로 점쳐진다. 
 
대신자산신탁과 한투부동산신탁, 인재영입으로 새 판도 별러

▲ 이국형 한국투자부동산신탁 대표이사 내정자.


7일 한국투자부동산신탁과 대신자산신탁에 따르면 부동산신탁업에 몸담았던 외부인사를 새 대표이사로 내정하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채비를 하고 있다.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은 다올부동산신탁과 하나자산신탁 등에서 근무한 이국형 전 하나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새 대표이사로 내정했고 대신자산신탁은 김철종 전 대한토지신탁 본부장을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와 대신금융그룹은 모두 부동산신탁업에 처음으로 도전하는 만큼 이 분야에 정통한 핵심인재를 영입해 조직의 기반을 닦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본부장은 1989년 한국토지공사에서 근무를 시작해 한국토지신탁, 다올부동산신탁(현 하나자산신탁) 등에서 전략사업본부장, 사업1본부장 등을 두루 거친 부동산신탁 전문가다. 건국대와 강원대 대학원에서 부동산학을 공부해 관련 지식과 인맥도 풍부한 편으로 전해졌다.

김철종 대신자산신탁 대표이사 내정자 역시 대한토지신탁 창립멤버 출신으로 부동산신탁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꼽힌다.

대한부동산신탁(현재 한국자산신탁)에서 근무를 시작했으며 대한토지신탁으로 옮긴 뒤 부동산 개발 및 리츠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김 내정자는 3월부터 대신자산신탁의 사업추진단장을 맡으며 일찍부터 조직을 꾸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직원 규모는 40명 정도로 구성할 계획을 세웠으며 초기 자본금은 1천억 원 정도다.

한국투자부동산신탁과 대신자산신탁은 대표이사 외에도 기존 부동산신탁회사에서 전문가와 다수의 경력직원을 영입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신영자산신탁과 더불어 모두 세 곳의 부동산신탁회사가 한꺼번에 인가를 받은 만큼 시장에서는 많은 인력의 이동을 예상하고 있다.  

한 부동산신탁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했을 때도 시중은행에서 경력직원들이 많이 채용됐던 것처럼 부동산신탁업계에서도 인력이 많이 이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부동산신탁과 대신자산신탁은 핵심인력과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하반기부터 기존 부동산신탁회사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는 3월 금융위원회로부터 부동산신탁업 예비인가를 받고 본인가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본인가를 받고 나서 9월~10월부터 본격 영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윤성국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신규 부동산신탁사 예비 인가에 대한 나이스신용평가의 견해’ 보고서에서 “이번에 예비인가를 받은 부동산신탁회사의 모기업은 모두 증권사와 금융지주인 만큼 출자여력이 많은 데다 부동산 관련 사업기반도 확보하고 있다”며 “부동산신탁 계열사와 사업적, 재무적으로 연계할 여지가 많아 부동산신탁업 경쟁에 불을 붙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책임준공형사업에서 확고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KB부동산신탁과 하나자산신탁과 초기에 직접적으로 맞붙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에 새롭게 부동산신탁업 인가를 받은 회사들은 2년 동안 차입형 토지신탁 진출이 제한돼 있어 책임준공형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차입한 자금을 활용하는 사업으로 책임준공형사업보다 위험성이 높다. 

조성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새로 문을 여는 부동산신탁회사는 모회사의 신용도가 높은 만큼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기존 금융지주의 부동산신탁 계열사와 경쟁구도를 형성해 수익성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