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도지사 9년 관록에도 강원 관광사업 활성화에 고전

최문순 강원도지사(가운데)가 4월19일 서울시 서울역에서 열린 '어게인, 고 이스트(Again, Go East)' 캠페인에 참석해 동해안 산불피해 지역 방문을 호소하는 모습. <연합뉴스>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야심차게 추진해온 관광부문사업들이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3선 도지사로서 마지막 임기를 맞이한 최 지사는 강원도의 주요 먹거리인 관광산업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려 하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다.
 
5일 강원도청에 따르면 최문순 도지사가 9년째 주요 공약사업으로 내세워온 금강산 관광 재개는 여전히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최 지사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금강산 관광을 다시 시작할 것으로 자신해왔지만 2월28일 2차 북한과 미국 정상회담이 북한 경제제재 해제에 이르지 못하고 결렬되면서 길을 잃었다.

강원도청 관계자는 “금강산 관광 등 모든 부문의 한국과 북한 교류 관련 사업은 전혀 진전되지 않고 있다”며 “북한 경제제재가 해제될 때를 대비해 문화관광부문 전문가들을 모아 선제적으로 사업 로드맵을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남북관계가 개선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금강산 관광 재개는 국제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좌우되는 문제다. 애초 최 지사 혼자만의 의지로 추진하기 어려운 사업이었다. 

최 지사의 첫 임기였던 2011년 강원도청이 자체 작성한 공약 평가에서도 “북한과 관광 등 교류를 다시 시작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대북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 지사가 연간 40만 명의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야심차게 추진했던 춘천세계불꽃대회 계획도 잡음만 일으키고 있다.

춘천 세계불꽃대회 예산안은 4월30일 춘천시의회에서 통과됐지만 춘천시가 분담할 4억 원만 간신히 확보됐을 뿐이다. 강원도가 내야 할 10억 원은 4월18일 강원도의회에서 부결됐다.

4억 원에 불과한 춘천시 예산을 고려하면 행사 규모는 당초 계획보다 축소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춘천 세계불꽃대회의 사업성에 회의적이었던 춘천에서는 행사 자체를 취소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춘천 시민단체 관계자는 “관광객 연간 40만 명 유치 등 춘천 세계불꽃대회의 경제적 유발효과와 관련된 근거나 자료는 찾아보기 어렵다”며 “춘천시, 강원도, 시의회가 장밋빛 희망을 품고 ‘묻지마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지사가 명운을 결고 추진해 7년 만에 다시 빛을 보고 있는 춘천 레고랜드사업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사업을 직접 맡게 된 영국 멀린그룹이 레고랜드 시공을 기존 시공회사인 STX가 아닌 다른 업체에게 맡길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STX가 멀린그룹의 시공회사 재선정 과정에서 탈락하면 기존 주관자였던 강원도 중도개발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손해배상금액은 150~200억 원가량으로 예상되는데 중도개발공사가 투자하는 레고랜드 사업비 800억 원의 25%에 이른다. 레고랜드사업 자체에 타격을 입힐 만한 금액이다. 

이처럼 주요 사업들이 삐걱거리는 상황에서 최근 발생한 강원도 산불은 최 지사에게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산불이 일어난 뒤 고성군, 속초시, 강릉시, 동해시 등 피해지역의 관광업소 예약률은 2018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여전히 70~80%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 지사는 강원도가 맞이한 난국을 타개할 관광산업에서 성과가 절실하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