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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 포스코 회장 |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배수진을 치고 포스코의 전면적인 경영쇄신에 나섰다.
포스코 전 계열사 대표들이 권 회장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권 회장은 ‘비상경영쇄신위원회’를 구성했다.
권 회장은 업황불황에 따른 실적악화, 검찰수사로 빚어진 내부혼란 등 포스코의 내우외환 상황에서 계열사 대표의 일괄사표를 통해 포스코 경영을 대대적으로 쇄신하려 한다.
이에 따라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비롯해 계열사의 구조조정이 예고된다.
포스코는 14일 실추된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비상경영쇄신위원회를 구성했다.
비상경영쇄신위원회는 권오준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포스코 사내이사 전원과 대우인터내셔널, 포스코건설, 포스코에너지 등 주요 5개 계열사 대표들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비상경영쇄신위원회 출범에 앞서 쇄신위원회 전원과 전 계열사 대표들은 권오준 회장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비상경영쇄신위원장을 맡은 권 회장도 사표를 냈다는 말도 나온다.
비상경영쇄신위원회는 구조조정, 책임경영, 인사혁신, 거래관행, 윤리·의식 등 5개 분과위로 나눠 경영쇄신 방안을 마련하고 이사회에 보고한 뒤 추진하기로 했다.
쇄신위원회의 출범은 포스코 사외이사들의 강력한 쇄신요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신재철 전 한국IBM 대표이사, 김주현 전 현대경제원 원장, 안동현 서울대 교수 등 사외이사들은 지난달 30일 ‘포스코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제언’을 권 회장에게 전달했다.
권 회장이 계열사 대표 전원 사표제출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든 것은 “지금 바꾸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절박함의 표현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 시절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포스코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10년 5조5천여 억 원에서 지난해 3조2천여억 원으로 급감했다.
포스코 주가도 2007년 10월 76만5천 원에서 현재 25만7500원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포스코 시가총액은 2010년 말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에 이어 2위였지만 현재 9위까지 떨어졌다.
앞으로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포스코가 최근 기대에 못 미치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데 이어 2분기에도 실적을 개선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철강시장이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산 철강의 저가공세도 계속되고 있다.
부실 계열사들도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포스코의 재무구조도 전임 정준양 회장 시절부터 진행된 무리한 투자와 방만한 경영으로 눈에 띄게 악화했다.
권 회장이 지난해부터 비주력사업과 저수익사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아직 성과가 뚜렷하지 않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검찰조사와 일부 직원들의 비리로 포스코 이미지도 크게 훼손됐다. 권 회장이 취임 초 포스코를 존경받는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했지만 취임 1년도 되지 않아 직원들의 비리사건이 터진 것이다.
재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포스코에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 바람이 불 것으로 보고 있다. 전 계열사 대표들의 사표를 제출받은 만큼 검찰수사 결과에 따른 대대적인 인사폭풍이 휘몰아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권 회장이 지난해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던 포스코 구조조정 작업의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포스코는 이날 포스코플랜텍에 자금지원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포스코플랜텍이 대출금을 상환할 능력이 없는 상황에서 포스코의 자금지원이 늦어질 경우 법정관리 신청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