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차지단체의 축구종합센터 유치전이 후반전에 이르렀다. 합종연횡으로 불꽃 튀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발휘할 스포츠 인프라를 유치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들이 마지막까지 뜨거운 경쟁을 이어간다.
 
축구종합센터 유치 위해 천안 경주 김포 장수 막판 ‘불꽃경쟁’

▲ 구본영 천안시장(왼쪽)과 주낙영 경주시장.


24일 축구종합센터 부지선정위원회는 경주시, 상주시, 예천군을 방문하며 마지막 현장실사를 진행했다.

주낙영 경주시장, 황천모 상주시장, 김학동 예천군수는 실사 현장에 일찍부터 나와 축구종합센터에 적합하다고 호소했다.

주낙영 시장은 고대 신라의 화랑복장을 하고 직접 발표에 나서는 열정을 보였다.

이처럼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의욕적으로 나서는 까닭은 축구종합센터 유치로 파생될 경제효과에서 찾을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축구종합센터를 유치한 지방자치단체가 10년 동안 생산 유발효과 2조8천억 원, 부가가치 1조4천억 원, 고용 유발효과 4만2천 명 등 경제적 부가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바라봤다. 

다만 7대1의 경쟁을 이겨낸 1곳만이 이런 경제효과를 확보할 수 있다. 

당초 지방자치단체 24곳이 축구종합센터 유치에 뛰어들었지만 서면심사와 프레젠테이션 심사를 거쳐 김포시, 용인시, 여주시, 천안시, 장수군, 경주시, 상주시, 예천군 등 후보지 8곳이 살아남았다.

자치단체들의 준비상황과 유치 열기, 축구종합센터 입지 등을 고려할 때 대략 충남 천안시, 경북 경주시, 경기 김포시, 전북 장수군 등 각 권역을 대표하는 지방자치단체 4곳이 유력 후보지역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천안시는 축구종합센터 유치 초기부터 일찌감치 양승조 충남도지사 등 충남권 지자체장들을 결집해 축구종합센터 유치에 힘을 모으고 있다. 

전국 어디서나 2시간 안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 지형 대부분이 평지로 이뤄져 부지개발이 쉽고 사업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FIFA U-17, U-20 월드컵, A매치 유치 등 대규모 축구행사 경험도 강점으로 내세운다. 

경주시는 대한축구협회의 비용 부담이 가장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다. 경남보문관광단지 경주엑스포공원 유휴부지 36만 제곱미터를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파격적 제안을 내놨기 때문이다.

경주 소재 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이 축구종합센터에 5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의향을 밝히고 경북도에서도 축구종합센터 유치 지역에 200억 원 지원을 약속하고 있어 대한축구협회가 계획한 사업비 1500억 원 가운데 절반 가까이 충당할 수 있다.

김포시는 편리한 교통, 수도권과 접근성이 높은 점을 내세웠다. 김포시가 부지로 제안한 양촌읍 누산리 일대는 김포공항과 불과 15분 거리, 인천공항과 30분 거리다. 

축구종합센터 사업비로 시비 200억 원을 지원하고 시설 일부를 시 생활체육시설로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정하영 김포시장은 “김포시는 그동안 접경지역으로서 수많은 규제에 불편을 겪었다”며 “축구종합센터가 유치되면 김포시민의 삶의 질과 김포의 가치가 2배로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축구종합센터 유치 위해 천안 경주 김포 장수 막판 ‘불꽃경쟁’

▲ 정하영 김포시장(왼쪽)과 장영수 장수군수.


장수군은 훈련에 적합한 해발 400∼500미터 이상의 고지대, 산악 체력훈련장으로 이용할 수 있는 승마길, 저렴한 토지 구매비용 등을 이점으로 제시했다. 

군산 현대조선소 가동중단과 한국GM 군산 공장 폐쇄 등으로 전북 지역경제가 위기에  놓여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호소한다.

대한축구협회는 이처럼 지방자치단체가 제시한 조건들에 더해 교통 접근성과 의료 인프라, 기후여건 등을 바탕으로 종합축구센터 입지를 검토하고 있다. 

기존 축구종합센터 조성계획에 포함된 축구 스타디움이 1천 석 규모에 불과한 만큼 대형 축구 스타디움 건립 가능성도 중요한 기준으로 두는 것으로 파악됐다. 

허정무 부지선정위원회 심사위원은 22일 김포시 현장실사를 진행하면서 “3만 석 규모 축구전용구장을 건립하면 프로축구구단과 A매치 경기를 유치할 수 있다”며 대형 축구 스타디움 건립 의사를 묻기도 했다. 

축구종합센터 부지선정위원회는 이번 현장실사 결과를 토대로 4월 안에 우선협상지역 3곳을 선정하고 6월 최종 후보지를 발표한다.

축구종합센터는 경기도 파주에 있는 국가대표 축구팀 트레이닝센터(NFC)를 이전해 조성된다. 사업비 1500억 원이 투입돼 2023년 완공될 것으로 예정됐다. 

계획으로는 부지 규모가 33만 제곱미터에 이르며 1천 석 규모 축구 스타디움, 천연·인조잔디 구장 12면, 풋살구장 4면, 다목적체육관, 축구과학센터, 체력단련장 등이 들어선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